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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열풍
트로트 열풍
  • 이태균
  • 승인 2021.04.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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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케이블 채널뿐만 아니라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까지 장악한 트로트 대중가요를 두고 지난 시절에 젊은이들과 지성인들은 저질이라거나 왜색이나 상스럽다면서 우리의 대중가요를 비하하면서 비판도 했다. 동창회와 사교클럽 모임의 여흥시간에는 가곡이나 클래식 노래를 불러야 우리의 대중가요를 부르는 것보다 체면이 서는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사람의 입맛이 다양해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듯이 사람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다른 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우리의 트로트는 뽕짝이라거나 왜색 가요라고 혹평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대중가요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며 서민들의 한을 달래주고 있다.

일제시대에는 우리 민족의 한을 담았거나, 6ㆍ25 전쟁 후에는 수많은 실향민의 고난과 향수를 표현했거나, 삶의 터전을 찾아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설움과 삶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대중가요인 트로트의 가사는 남녀간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담은 연정에 얽힌 노랫말이 가장 많다.

트로트는 멸시도 많이 받고 발전에도 굴곡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는 제2의 트로트 부흥은 더 이상 어떤 사람의 눈치나 체면을 생각 않고 마음껏 노래해도 좋다는 해방감과 무관치 않다. 20~30대 젊은이들은 물론 10대의 어린이들까지 이젠 대중가요 몇곡 정도 부르지 못하면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트로트도 다양한 형식으로 가락과 박자의 조합이 있는데, 전통 뽕짝부터 디스코, 고고, 발라드, 테크노 등등 다양한 장르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우리의 트로트는 기존의 전통 뽕짝을 넘어 대중들이 함께 즐길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도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과 공중파 방송까지 경쟁적으로 트로트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어 대중가요 붐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로트를 논하는 일은 우리 가요의 정체성이 얼마나 모호한지, 얼마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발전해 왔는지 고백하는 일이다. 이런 고백들이 모여 한국 대중가요의 전통에 대한 담론이 된다. 그리고 전통 그 자체를 만들어 낸다. 결국 뽕짝은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숨길 수 없는 전통이 됐고, 뽕필은 민족 정서의 일부가 되기도 했다.

노래는 부르는 사람이 즐겁고 듣는 사람도 흥겨워야 한다. 그래서 함께 희노애락을 나눌 수 있는 것이 대중가요다. 가요황제니 국민가수니 하는 말들이 이젠 우리 국민에게 낯선 용어가 아니다.

그만큼 트로트는 우리 국민들의 생활속에서 살아 숨 쉰다. 인생살이의 고달픔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없는데, 이럴 때 대중가요를 부르면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수 있어 좋다. 그러기에 노래는 인생의 보약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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