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중 음주로 발생한 사고와 업무 관련성 여부
회식 중 음주로 발생한 사고와 업무 관련성 여부
  • 김주복
  • 승인 2021.03.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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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김주복
변호사 김주복

직장에서 근로자가 재해를 입은 경우, 손해를 보상하는 공공보험을 산업재해보상보험(약칭, 산재보험)이라고 하고, 근거 법률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63년 제정)이 있다. 최근에는 매년 10만여 건 이상의 산재급여 신청이 있다고 한다.

산재급여심사에서 주로 문제 되는 쟁점은 산업재해가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결과물인지 여부(업무 관련성 여부)인데, 실무상, `회식 중 음주로 인한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사례들이 있다.

재판실무상 `업무 관련성`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가? 우리 법원은 회식 중의 음주사고에서 `업무 관련성`을 판단하는 요소로, 회식(모임)의 주최자, 회식의 목적, 내용, 참석인원과 참석의 강제성, 회식의 비용부담자, 근로자가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준수하였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회식과 업무 사이의 연관성을 엄격히 판단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회식(모임) 과정이 전반적으로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아래 이뤄졌는지, 업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지`가 판단기준이 된다. 사례별로 보면 다양하다.

먼저, 근로자가 자신의 주량 관리를 못하고 자발적으로 만취해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즉, 술을 강권하지 않는데도 혼자서 과음하였거나, 사업주의 제지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독자적 판단을 통해 과음하였다가 사고를 당하였다면 업무 관련성을 부정한다.

또, 1차 회식 후 2차를 가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법원은 일반적으로 2차 회식은 직원 상호 간 친목 도모가 주된 목적이므로 자유의지에 따라 참석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2차 회식 중 사고에 대해서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사안별로 나누어 판단하는 경향이다. 즉, ① 공식적인 회식이 끝나고서 남은 사람끼리 기분을 더 내려고 자발적으로 이어간 술자리에서 발생한 사고는 업무 관련성을 부정하지만, ② 2차 장소라도 사업주의 지배, 관리 상태가 계속되고, 비용도 사업주가 부담한 경우이거나 강제성이 동반된 2차 회식에 참가한 경우라면, 업무 관련성을 인정한다.

또, 사업주가 주재하는 회식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법원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경우 또는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한 경우에는 업무 관련성을 부정한다.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편, 회식 장소에서 집으로 귀가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사안별로 나누어 판단하는 경향이다. 즉, ① 회식이 회사의 거래처 직원들을 접대하기 위한 것으로 업무수행의 일환 또는 연장이고, 그곳에서 귀가를 하다가 회식 자리에서의 음주가 직접 원인이 되어 사고를 당한 경우라면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지만, ② 회사가 주재하는 행사를 겸한 술자리 후, 직장 후배와 사적으로 2차에 걸쳐 술을 마시다 만취한 상태에서 귀가하거나 회사 주재 행사에서 술을 마시고 주취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당초 행사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해 사용자의 지배ㆍ관리 상태를 이미 벗어났기 때문에 업무 관련성을 부정한다.

이러한 법원의 판례법리 형성을 계기로, 2017. 10. 24.경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하여 출퇴근 재해 인정과 관련해서 `통상적 경로ㆍ방법에 따른 출ㆍ퇴근 중 재해`의 구체적 범위도 규정되었다(2018. 1. 1. 시행). 현재 산재보험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해 오고 있으나, 재해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산재보험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인데, 그 중심에 있는 법원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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