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이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창 너머 따사로운 햇살이 아직은 익숙한데
가을바람이 뿌려놓은 색채는 너무 슬퍼서 곱다
여인네 입술처럼 물든 단풍나무는 외롭냐고 물어온다
꼭 외로워야 가을은 아닌데도
발길을 멈춘 곳에 갈바람도 있다
푸른 시절 비바람도 견디었으니 노랗게 물들 자격 있다고
대가 없이 저절로 색을 내는 단풍은 없다고
너무 노란 건 또 슬프다
그래요 꼭 슬퍼야 가을입니다
산기슭 사이 보이는 노을도 가을 색이다
유난하던 풀벌레 소리도 잦아들고
온종일 마음이 허했던 건 가을 때문으로 돌리더라도
왜 뒹구는 낙엽은 발이 아닌 눈에만 밟히는지
단풍은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워 슬픈가 봅니다
시인 약력
- 경북 울진 출생
- 현대문학사조 시부문 등단(2020)
- 김해文詩 회원, 영남문인회 회원
- 가야대학교 학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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