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0:00 (금)
화정글샘도서관에 찾아온 봄
화정글샘도서관에 찾아온 봄
  • 송미경
  • 승인 2021.03.30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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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경 화정글샘도서관 관리팀장
송미경 화정글샘도서관 관리팀장

매년 이맘때쯤이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음원차트를 역주행한다. 가수 장범준이 작사ㆍ작곡한 이 노래는 봄이 되면 TV, 라디오 할 것 없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 흘러나왔다. 가히 봄 캐럴이라 할 만하다.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도 언제나 그렇듯 봄이 왔다. 노래 가사처럼 `흩날리는 벚꽃잎`이 화정글샘도서관에도 봄이 왔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도서관에서 잠시 나와 화정공원을 바라보면, 진한 벚꽃 향기에 사로잡혀 나도 모르게 오솔길을 걷고 있다.

어린 벚꽃나무도 있지만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고목 벚꽃나무를 보면 갑자기 마음이 숙연해진다. 온몸을 다 드러내고 피운 꽃이야말로 정말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살랑살랑 콧노래는 절로 나오고 조금 걷다 보면 운동기구도 있고 간간이 동백나무도 봉우리를 잔뜩 머금고 빤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어느 순간 벚꽃들이 바람에 날려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꽃잎이 흘러내리는데 그 순간만큼은 겨울 눈꽃 송이처럼 정말 황홀하다. 하루에도 6~7명은 벚꽃과 봄꽃 사진을 휴대폰에 담느라 정신이 없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어린이 물놀이 시설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아직 물도 없는데 무슨 여름 물놀이하듯 신나게 즐기는 아이들을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참 예쁘다 화정글샘도서관.

벚꽃만 봄꽃이 아니라는 생각에 도서관 화단에 꽃을 심기로 했다. 많지는 않지만 팬지, 베이지 등 예쁜 봄꽃을 심었다. 비싼 돈을 들여 업체에 맡기기보다 우리 도서관 직원들이 마음을 합쳐 직접 심었다.

심는 내내 하하 호호 신나기도 했고 서툰 호미와 삽자루를 휘두르며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모두 심고 나니 아이고 허리야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모두 행복해했다.

봄꽃을 심고 나니 마침 1층 통유리 너머로 책 읽는 아이들이 보인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아이들의 손길 사이에 봄 햇살처럼 따뜻한 독서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꽃이 핀 화단을 넘어 책을 핀 도서관을 보니 절로 독서하고픈 마음이 꽃 핀다.

서툰 솜씨로 글을 쓰다가 잠시 머리를 식히며 봄꽃 사진을 도서관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에 활짝 핀 꽃을 본 시민들의 가슴에도 따뜻하고 행복한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1년 뒤 봄은 더 기대된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화정공원에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선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봄날, 많은 시민들이 꽃과 책, 문화가 있는 화정공원에서 소확행을 얻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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