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07 (금)
"밤낮없이 일해도 성과급 하위 20%…너무해"
"밤낮없이 일해도 성과급 하위 20%…너무해"
  • 김명일 기자
  • 승인 2021.03.29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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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 전경
경남도교육청 전경

경남 보건교사 노조 실태조사

경남 성과상여금 S등급 17.3%

학생 수 1000명 이상 22% 배치

"등급 매길 수 없어 전면 폐지를"

지난 1년간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밤낮없이 일한 보건교사들이 성과급 지급에 볼멘소리를 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예년보다 업무량이 크게 늘었지만, 성과 등급은 전체 교사에 비해 하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남보건교사노조는 지난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경남보건교사 성과상여금 등급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조사 결과 경남지역 보건교사 성과상여금 등급은 S등급 82명(17.3%), A등급 231명(48.7%), B등급 161명(34%)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 수 1000명 이상인 대규모 학교에 1인 배치된 보건교사 82명 중 18명(22%)이 B등급을 통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상여금 지침은 전체교사 중 30%는 S, 50%는 A, 20%는 B 등급의 지급비율이 적용된다.

노조는 도내 보건교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의 감염병관리조직 운영과 예방 활동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훨씬 업무량이 증가했고, 학교 내 어떤 부서와 비교해도 그 역할 범위가 넓었다며 보건교사가 받은 성과급 등급은 전체 교사들에 비해 여전히 하위 편향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500여 명을 돌보는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지난 1년간 학교에서 밤낮없이 일했지만 성과는 하위20%에 속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B등급을 벗어날 수 없다"며 "감염병 상황에도 보건교사는 수업교사ㆍ담임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업무특성이 성과지표에 반영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보건교사ㆍ상담교사ㆍ영양교사ㆍ사서교사 등 비교과교사들은 각자의 역할이 교과교사들과는 분명히 다른데도, 학교 내 성과급 평가지표는 주당 수업시간, 담임여부, 학생대회 참여실적, 부장교사 등 비교과교사들이 어떤 노력을 해도 처음부터 받을 수 없는 평가지표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평가지표 논란이 지속하자 교육부는 2019년 비교과교사의 성과급 평가를 학교에서 분리, 비교과교사들만을 대상으로 교육지원청 단위로 평가 할 수 있다는 지침을 시도 교육청에 내렸다.

그러나 경남교육청은 4개 비교과 교사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비교과 분리 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교원단체는 "교육활동은 수치화해서 등급을 매길 수 없다. 교사들의 사기 진작이나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교원 간 갈등을 유발하고 사기를 저하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는커녕 교육공동체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며 교원성과금 전면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보건교사노조 박주영 위원장은 "내년에도 `폭력적인 성과급`이 유지된다면 교육공동체의 구성원들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악법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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