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6:35 (토)
`서부활극` 같은 총기난사 혐오범죄는 이제 그만
`서부활극` 같은 총기난사 혐오범죄는 이제 그만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3.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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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서 들려오는 잇따른 총기사건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미얀마 군부 쿠테타 세력의 국민저격 만행 등 지금 지구촌에서 들려오는 살인과 폭력 등 반민주적ㆍ반인륜적 범죄행위가 치를 떨게 한다.

미국 애틀랜타 총기사건은 피해자가 우리 교민인 한인 여성이라는데 충격이 크고 마음이 더욱 아프다.

70년대 한인 미국 이민사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세계인에게 주목을 받는 가운데 발생한 한인 여성 4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기사건은 먹먹하다 못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미국이민 가족을 둔 국민이라면 더욱 가슴을 쓸어내릴 이야기이다. 과거 우리의 부모ㆍ형제자매들은 아메리칸드림 실현을 위해 미국이민을 했다. 6ㆍ25 전쟁 이후 배를 곯지 않고 자식의 앞날을 위해 타국으로 이민 행렬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부모들은 영화 `미나리`의 주인공처럼 병아리 감별사, 세탁소 등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3D업종에서 일하며 자식 뒷바라지를 했다. 부모의 고생과 헌신을 반추하면서 총기사건으로 희생한 억울한 죽음 앞에서는 말을 잊게 된다. 어느 누가 그 억울한 죽음을 보상할 수 있을까?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미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총기사건은 일상에서 결코 안전하지 못한 나라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9ㆍ11테러 당시 우리 미국 교포들은 미국민과 한마음이 돼 테러를 규탄하고 혐오했다. 그러나 애틀랜타 총기사건을 보면서 미국 사회에 드러워진 인종차별과 혐오범죄는 미국 민주주의의 장점을 송두리째 침몰시키기 충분하다. 미국은 다인종 다민족 국가로 이민자의 나라이다.

과거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이 대륙에는 약 2만~3만 5000년 전 아시아에서 베링 해협을 거쳐 북아메리카로 건너온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유럽인이 처음 나타났을 무렵 원주민(신대륙을 동인도라고 믿은 탐험가들을 이들 원주민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들은 이미 신대륙의 모든 지역에 널리 펴져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백인 우월주의를 부르짓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자 그들도 이민자에 불과한 것이다. 이민자의 적은 같은 이민자가 되고 있다. 인디언을 억압하고 차지한 땅에 이민자끼리 혐오와 증오로 반목하고 있는 것이다.

인종차별과 증오범죄는 미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기 문란행위다. 애틀랜타 총기사건 이후 아시안계에 대한 모든 폭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계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미국 상하원 의회에 이어 안토니오 구태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연대를 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세계는 끔찍하고 치명적인 공격, 언어적이고 물리적인 공격, 학교 내 괴롭힘, 직장 내 차별, 언론 및 소설미디어 플랫폼에서의 증오 선동, 권력자의 선동적인 언어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 아사인 여성들이 공격의 목표물이 됐고, 독성의 증오에 여성 혐오가 더해졌다"며 "편협함, 고정관념, 희생양 찾기, 착취, 학대 등이 수 세기 동안 지속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종차별과 다른 인권에 대한 공격에 직면한 모든 사람과 연대한다"며 모든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22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콜로라도 식료품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했다.

일본은 미국을 한자로 미(米 쌀)로 표기하고 있다. 우리는 미(美)로 쓴다. 미국(美國) 아름다운 나라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나라 `미국`이 언제까지 총기사건으로 얼룩져서는 안된다.

서부활극이 난무하는 시대착오적 개척 시대의 탈을 벗고 인간이 존중받는 나라로 회귀해야 한다. 일부 정치인으로 훼손된 미국 건국이념 회복을 통해 이민자 나라의 면모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러고 나서 미얀마 등 세계 곳곳에서 빚고 있는 반민주적 반인륜적 행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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