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상(주)경성기술단 명예회장 인터뷰
류근상(주)경성기술단 명예회장 인터뷰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03.07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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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직원도 CEO 꿈꿀 수 있는 기업 돼야죠"
류근상 (주)경성기술단 명예회장은 "진짜 지역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류근상 (주)경성기술단 명예회장은 "진짜 지역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26년 일군 건설기업 대표직 후배에게 양보

흩어진 본사ㆍ지사 통합 신안면 사옥 건립

엔지니어링 기술 재능기부 지역발전 한몫

"지역기업이 그 지역을 잘 알고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진짜 지역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주)경성기술단 류근상 명예회장과 임직원들.
(주)경성기술단 류근상 명예회장과 임직원들.

26년간 피땀 흘려 일궈온 기업 대표이사 직을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새로운 삶을 설계 중인 류근상 ㈜경성기술단 명예회장(67)의 말이다.

최근 산청군 신안면에 통합 본사 사옥을 새로 짓고 지역 대표기업으로 면모를 갖추고 새 출발하는 토목ㆍ건설 엔지니어링서비스 전문기업 ㈜경성기술단을 찾았다.

지역 건설산업 발전과 후진 양성에 힘을 더하고 싶다는 류 회장. 그를 만나 경성기술단 발자취와 그의 삶을 들었다.

류 회장은 지난 1995년 1월 고향인 신안면에서 경성기술단을 창업했다. 어린 시절,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고향을 떠나 진주로 취업을 나간 지 21년 만이었다.

류 회장은 진주에 이어 부산에 있는 설계사무소에서 산청군으로 출장을 다니며 서부경남 지역 건설ㆍ엔지니어링 관련 인력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건설, 설계 등 엔지니어링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해당 지역 어디에 어떤 설계가 필요한지, 그 지역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시에는 산청군은 물론 서부경남 지역에 이러한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지역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설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그는 고심 끝에 지난 1995년 고향에 ㈜경성기술단을 설립했다.

류 회장은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속도로 같은 대형 건설사업도 중요하지만 규모는 작아도 실제 지역민들이 체감할 지역 맞춤형 사업 추진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그는 "사훈을 `기술축적`과 `경제발전`으로 정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면서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과 경성기술단 임직원들은 창업 이후 현재까지 상습 침수 탓에 어려움을 겪는 농경지를 정리하고 농업용수개발 사업 등 농업생산 기반과 환경정비 등 다양한 재난재해 예방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태풍 `라마순`과 `루사`에 이어 2003년 `매미` 등 잇따른 태풍으로 유례없는 피해 발생 때도 모든 직원은 물론 직원 가족까지 동원, 피해조사에 참여해 신속한 대책 마련에 힘쓰는 등 지역사회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당시 수해 현장에 상주하며 피해를 입은 생초 대포교와 산청읍 어천교 등의 설계 자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피해 복구를 위해 땀 흘렸다.

최근에는 시천면 회전교차로 정비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방제ㆍ건설사업에서 자신의 축적된 기술과 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류 회장의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군청 공직사회에서도 자주 회자되곤 한다. 산청은 지역 특성상 태풍이나 호우, 장마철이면 가끔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곳이다. 그는 혹시 피해가 발생한 곳이 없는지 살피고자 지역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아찔한 경우도 접하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군청 직원들이 "현장은 우리가 잘 살펴보겠으니 제발 댁에 돌아가 좀 쉬시라"는 진심 어린 목소리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평생을 바쳐 일궈온 사업체지만 그는 지난해 6월 회사 경영을 후배들에게 모두 맡기고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는 등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은 이유가 궁금해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류 회장은 "경성기술단은 나 혼자 만든 기업이 아니다. 내가 평생을 바친 것만큼 나와 함께 고생한 후배 직원들 역시 평생 우리 회사 성장과 함께해 왔다"며 "회사와 함께 울고 웃은 오래된 직원들이 CEO가 될 수 있고 최근 입사한 새내기 직원들도 CEO를 꿈꿀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표 직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경성기술단은 신안면 원지마을에 있던 기존 본사와 진주 등지에 흩어진 사무실을 정리하고 신안면 엄혜산 자락 아래 새로 사옥을 지었다. 신사옥 건립과 함께 현재 조병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류 회장은 "이제 회사는 후배들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운영돼 나갈 것"이라며 "자신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경험을 토대로 지역 건설산업 발전과 후진 양성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ㆍ기법을 지역 청소년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기회도 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은 최근까지 수년간 산청군향토장학회 이사 직을 맡아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청소년 장학사업에 온 힘을 다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늘 부족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청소년들을 접할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아프다"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 청소년들이 가치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도록 어떤 방식으로든 돕고 싶다"며 귀띔했다.

그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청소년을 위한 멘토는 물론 산청군의 각종 토목ㆍ건설사업 추진 멘토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 47년간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일한 축적된 경험을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해 보고 싶어 재능기부 형식으로 종종 컨설팅을 한다"면서 "제 인생에 남은 시간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소확행`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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