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2:14 (수)
바로! 이 사람 임명률 회장(통영 한려물산ㆍ(주)멸치원)
바로! 이 사람 임명률 회장(통영 한려물산ㆍ(주)멸치원)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1.03.0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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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은빛 멸치 꿈 일궈 지역사회 봉사로 금빛 삶 펼쳐야죠”
임명률 한려물산 회장은 성실과 정직으로 부를 일군 후 이웃에게 베푸는 삶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임명률 한려물산 회장은 성실과 정직으로 부를 일군 후 이웃에게 베푸는 삶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1983년 한려건어물상사 창업

정직ㆍ신용으로 한 단계씩 도약

수산물 유통업계 정상 올라

사업 초기 ‘성실한 운영’ 유명

품질제일주의로 꾸준히 성장

좌우명 ‘겸손’ 잡고 지역 섬겨

‘통영의 은빛 멸치, 나의 꿈으로 서다.’ 통영 엔쵸비관광호텔 머릿돌에 새겨진 글이다. 한려물산ㆍ(주)멸치원 임명률 회장(66)이 호텔을 건립하고 마음의 글을 옮겨 놓았다. 멸치로 은빛 꿈을 그리고 찬란한 금빛 꿈을 이룬 임 회장은 1983년 한려건어물상사를 열고 자전거로 멸치를 배달하면서 정상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오직 정직과 신용으로 한 걸음씩 자신의 꿈을 다지고 철저한 품질우선주의로 거래처의 마음을 샀다. 현재 통영 지역 수산물 유통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통영시 멘데산업길41에 위치한 한려물산ㆍ(주)멸치원 본사.
통영시 멘데산업길41에 위치한 한려물산ㆍ(주)멸치원 본사.

2011년 멸치가 통통하게 팔딱거릴 때 통영 앞바다에 ‘엔쵸비관광호텔’을 세웠다. 어릴 때 여인숙 주인이 되겠다는 계획이 호텔 주인으로 변한 것이다. 호텔 건립은 통영 바다를 보며 품었던 꿈 하나를 구체적으로 그린 삶의 작품이다. 2016년 호텔을 팔았지만 만 5년간 호텔을 운영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

“숱한 고생을 겪은 후 오늘의 부를 일궜어요. 요즘 아이들은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몰라요.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 경제 부흥의 견인차가 됐다고 강하게 믿고 있지요.” 임 회장은 새마을운동 통영시지회 회장을 지난 1월부터 맡고 있다. 앞으로 통영지회장으로 생명살림운동, 평화나눔운동, 공경문화운동을 통해 새로운 문명사회 건설을 주도하고 통영시와 공조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국민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임 회장은 힘을 쏟을 계획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려물산 제품들.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려물산 제품들.

지난 37년 동안 통영의 대표 건어물 유통업체를 이끈 배경에는 최고 멸치 제품을 엄선하고 최고 수준의 상품 생산과 유통체계를 세웠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임 회장은 더 좋은 건어물 상품을 소비자의 손에 넘겨주기 위해 기술 연구와 개품 개발에 힘을 썼다. 품질우선주의는 말보다는 발에서 힘을 발휘했다. 신선도가 뛰어난 멸치를 구하기 위해 사업 초기에 직접 포항ㆍ속초ㆍ묵호 등 원산지를 찾고 직거래 선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중간유통과정을 없애 가격에 경쟁력을 붙일 수 있었다.

임 회장의 세심한 사업 수완은 멸치 박스에도 스며있다. 그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1989년 멸치 소포장 지함박스와 비닐포장을 선보였고, 탈취 및 선도 유지에 뛰어난 ‘웰빙 참숯코팅 셋업 박스’를 개발해 제품을 담았다. 건어물 유통의 획기적인 변화를 선도한 게 임 회장이다. 그는 오동나무 상자로 고급형 선물세트를 만들어 히트를 치고 핵가족을 위한 200g 지퍼백포장 제품과 소포장 종합세트 등을 선보여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임 회장은 통영 토박이 기업인이다. 성공한 기업인 대부분의 과거에는 고난의 터널이 있다. 마찬가지로 임 회장은 어릴 때 온갖 일을 하며 고생을 밥처럼 먹었다. 아이스케이크 장사, 연탄 배달부, 중국집 배달원, 멸치잡이 배 작업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성실이 몸에 배인 그는 1980년대 초 돈을 조금 모아 구멍가게를 열었고 오징어 같은 건어물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이 꽂혔다. 그 당시 통영에서 묵호까지 11시간 차를 타고 오가는 고행이었지만 오징어 판매는 마진이 좋았다. 1983년 한려건어물상사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통영에서 나고 자란 임 회장에게 수산물은 자연스레 친숙하게 다가와 오랜 세월 친구가 되고 있다. 한려건어물상사의 바통을 이어 개업한 한려물산은 큰 어려움 없이 상승세를 탔다. 1995년 사옥을 준공하고, 1997년 제1 냉동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4년 냉동공장 증축과 에어샤워기 설치, 위생포장실을 준공하고, 2005년에는 자체 품질검사실과 분석실, 상품개발실을 설치했다. 2014년 제3 냉동공장 인수해 사업 규모를 극대화했다. 임 회장은 국내 최고의 수산물 유통업체로서 든든한 기반을 갖추고 자회사로 (주)멸치원, 한려엔에스푸드를 두고 있다. 그는 또한 멸치수협 중매인(6번)이기도 하다.

지난 설 때 이웃돕기로 멸치 50박스를 내놓은 임명률 회장(가운데).
지난 설 때 이웃돕기로 멸치 50박스를 내놓은 임명률 회장(가운데).

임 회장이 ‘멸치왕’이란 말을 들으면서 함께 달라붙는 타이틀이 ‘봉사왕’이다. 임 회장은 설,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성금을 내놓는다. 어려운 이웃이 내미는 손을 거절하지 않고 붙잡아 준다. 임 회장은 “기회가 되는 대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려고 합니다. ‘봉사, 봉사’ 말만 하면 뭐합니까.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면서 “장사꾼으로서 한 개를 더 얹어주면 고마운 말과 함께 더 많이 돌아오는 걸 알지요. 봉사나 기부도 마찬가지지요”라고 말한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하는 임 회장에게 봉사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생활 속의 실천일 뿐이다.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생각은 맡은 여러 직책을 통해서 또한 실천하고 있다. 임 회장은 도천동 주민자치위원장, 통영 라이온스클럽 회장, 경남관광협회 부회장을 맡아 사심 없이 일을 했고, 통영해양경찰서 정책부회장, 우편판매사업중앙회 경남도회장, 통영상의 부회장 등을 맡아 현재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이 모든 일을 지역사회 봉사의 일로 여기며 옆을 돌아보지 않고 열심을 다한다. 임 회장은 새마을운동 통영시지회장을 맡으면서 “소외된 지역 사람들에게 작은 성금을 보낸 것을 새마을지회 관계자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것이 손에 익어있다는 말이다.

임 회장의 좌우명은 ‘겸손’이다. 그는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말한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이란 말을 자주 마음에 새긴다. “돈이 있다 해도 사회 공헌을 하지 않으면 귀하지 않고 천하다”는 리카싱 회장의 말도 자주 입에 올린다. 빈손으로 대만 최대 그룹을 일군 왕융칭 대만플라스틱그룹 회장이 말한 “돈이란 하늘이 잠시 빌려준 것, 떠날 땐 사회에 갚고 빈손으로 간다”는 말에도 마음을 두고 있다. 그가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소탈한 웃음을 늘 보일 수 있는 데는 겸손이란 두 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때문이다.

통영 한려물산의 멸치제품은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통영 한려물산의 멸치제품은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임 회장은 통영 수산물의 소비 촉진과 시장 개척의 공로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과 만족을 준 수산물 상품을 연구ㆍ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우수 특산품 대상(2006년), 대한민국 지식경영대상(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2010년), 신지식인 & 톱브랜드 대상(2012년), 대한민국 인물대상,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임 회장은 장사 수완이 뛰어나다. 그는 천생 타고난 장사꾼이다. 요즘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경제 상황에서도 전국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해 판매고를 더 올리고 있다.

“통영 바닷바람에 건강을 전하는 마을을 담아 전국을 무대로 장사를 했습니다. 고향 통영과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앞으로 더욱 통영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통영 기업인이 돼야지요.” 지역 경제인으로서 임 회장이 지금까지 걸어 온 걸음만큼 앞으로 걸어 갈 걸음이 조금 남았다. 지역사회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임 회장의 역할에 기대를 거는 이유가 많다. 향토기업으로 더 굳건하게 자리를 잡아 지역 경제를 견인해 달라는 바람이 아직도 통영 바닷바람을 타고 넘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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