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3:36 (화)
조현문 하동소방서장 "산불 예방으로 올봄 매화 만개 즐길 수 있길"
조현문 하동소방서장 "산불 예방으로 올봄 매화 만개 즐길 수 있길"
  • 조현문
  • 승인 2021.03.03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현문 서장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매화`라는 시에서 "매화꽃이 피면/ 그대 오신다고 하기에/ 매화더러 피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지금처럼// 피우려고만 하라구요// 라고 읊었다. 매실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는 매실이고 꽃은 매화다. 매화는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의 맨 앞자리로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군자의 덕목이다. 매화꽃이 피는 2월 말에서 3월 초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필자가 있는 하동도 섬진강을 따라 매화꽃이 피기 시작하는 지난 21일 오후에 악양면 미점리 구재봉 자락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이틀 만에 진화됐고 소나무와 잡목 등을 태워 산림자원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최근 10년간 3월과 4월에 발생한 산불은 연간 발생건수의 48%이고, 피해면적도 62%이다. 발생 원인은 주로 실화나 논ㆍ밭두렁 태우기 등이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산에는 산신(山神), 하늘에는 천신(天神), 강에는 수신(水神), 땅에는 지신(地神) 있다고 믿어 자연에 경외와 신성함을 가졌다. 그래서 산에서 자라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또한 산림 헌장에는 "숲은 생명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은 숲에서 얻어지고, 온 생명의 활력도 아름다운 숲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산불은 예방이 먼저다. 예방을 위해서 산에 갈 때는 성냥이나 라이터 등은 집에 두고 간다. 산림이 가까운 곳에서논과 밭두렁,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다. 산에서는 취사ㆍ야영도 피해야 하지만 특히 담배도 피우지 말아야 한다.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가장 먼저 119로 신고(소방서는 산림청, 시ㆍ군ㆍ구, 경찰서 등 알림)한다. 그리고 작은 불은 나뭇가지로 두드리거나 모래나 흙 등으로 덮어서 끈다. 불이 클 경우에는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피는 산불 진행 방향에서 벗어나 산불보다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특히 산불이 사찰이나 주택으로 번질 우려가 있을 때에는 학교나 마을회관, 공터 등으로 신속히 대피한다. 대피할 때는 이웃에게 산불이 발생한 것을 알리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 경우 소방대에 알린다. 재난 문자나 방송을 통해 정보를 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불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시기에 모두의 노력으로 산불을 예방하고, 매화나무 숲에 꽃이 활짝 피는 `매림회춘(梅林回春)`의 봄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