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5:47 (화)
코로나 백신 일부 제품 접종 거부감 확산
코로나 백신 일부 제품 접종 거부감 확산
  • 김명일 미디어 국장
  • 승인 2021.02.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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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미디어 국장
김명일 미디어 국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병한 지난 2019년 연로한 모친이 허리를 다쳐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이후 문안 전화를 하면, 어머니는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하셨다. 나는 그때마다 백신이 나오면 예방주사 맞고, 집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위로했다. 그런데 정작 백신이 보급된다고 하니 접종을 허락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설 연휴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 담당 의사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곧 공급될 예정이라며 백신 접종 의사를 물었다.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가족들과 상의한 후에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고령인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에 접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은 정부가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연기 하면서 일단 유예됐다.

정부는 당분간 만 65세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지난 15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에서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접종의 유효성과 관련한 임상 정보를 다음 달 말에 추가로 확인한 후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백신 접종은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ㆍ요양시설ㆍ정신요양시설ㆍ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 27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시작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은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다.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8일 독일 의사들과 공중보건 관리들이 대중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의료시설들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병 수십만 개가 사용되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기로 했던 사람들이 접종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독일인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거부감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독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씨베이가 타게스슈피겔의 의뢰를 받아 독일인 5천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겠느냐`는 질문에 34.7%가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런 편이다`라고 응답한 17.3%를 더하면 과반인 52.0%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는 편이 좋다는 의견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외면 받는 배경은 우선 다른 백신보다 낮은 효능이 꼽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11월 자사가 개발 중인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예방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이는 예방효과가 94%에 달하는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이나 94.1%에 달하는 모더나 백신보다 떨어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두통, 피로감, 오한, 발열, 멀미, 근육통 등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고령층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시점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집단 면역을 위해 주사를 맞아야 하겠지만, 제품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앞선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유효한 임상 정보를 확보해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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