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물 얼었다고
엉덩방아 찧었다고
투덜대며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만치서 가만히 지켜보던 바람
슬그머니 다가와 위로하는 양
치마를 슬쩍슬쩍 들었다 놓았다 하는데
히죽히죽 웃고 있던
길가 담 너머 외양간 늙은 황소
못 본 체 큰 눈 내리뜨고 딴청 부리고
룰루랄라 썰매 들고 나오는 손주 녀석
빨간 얼굴에 콧물도 룰루랄라
조심하라고 찡긋
윙크하는 인정 많은 오후의 햇살
설이다. 고향의 풍경이 떠올라 이 시를 올린다. 고향은 생각만 해도 늘 가슴이 따뜻해지고 눈물겹도록 정겹다. 코로나로 가지 못했던 지난 추석과는 달리 우리 고유명절인 설만큼은 다들 고향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보지만 현 상황으론 쉽지 않을 것 같다. 방역수칙 잘 지키며 설 명절 잘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고향 부모ㆍ형제에게 세배를 드리는 그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세배를 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