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2 21:05 (월)
“전통 맥 이으며 현대의 빛을 투영해 김해 사발 재조명하지요”
“전통 맥 이으며 현대의 빛을 투영해 김해 사발 재조명하지요”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1.02.07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로! 이 사람

지암 안홍관 명장(김해도예협회 이사장)
안홍관 명장의 45년 도자 세계는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한 불타는 열정으로 귀결된다.
안홍관 명장의 45년 도자 세계는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한 불타는 열정으로 귀결된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선정 준비

김해도예협회 이사장 1월부터 맡아

김해 도예의 큰방향 잡는데 진력

“도예촌 만들어 인프라 구축할 것”

전통 사발의 맥을 이으면서 현재를 투영해 사발의 미와 역사를 재조명하는 명인은 45년 동안 흙을 만졌다. 옛 것을 배워 새 것을 창조한다는 ‘학고창신’ 정신을 새겨 김해 지역 도예의 큰 산을 만들었다. 김해 지역 도예 역사의 1.5세대인 지암(志岩) 안홍관(65) 명장은 지난 1월부터 (사)김해도예협회 제20대 이사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마의 불길에서 예술의 열정을 찾았던 안 명장은 이제 김해 전체 도자의 미래를 그리는 대형 가마를 마음에 품고 있다. 안 명장의 첫마디는 “협회 회원들이 힘들다. 그래서 할 일이 많다”라는데 힘이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도예산업이 하향길로 가는데 김해 도예가들의 예술 열정만 뜨거울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는 젊은 도예가들이 먹는 문제가 해결이 안 돼 다른 직업을 구하려고 물레를 세울 때는 마음이 아프다. 대학의 도예과가 학생을 못 채워 과가 없어지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

지난해 12월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에 당선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안 명장(가운데).
지난해 12월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에 당선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안 명장(가운데).

안 명장은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을 맡으면서 김해 도예촌 추진에 불을 세게 붙이고 있다. “도예촌이 들어설 현장을 이미 둘러봤다. 4만 평 넓이의 땅값이 적당하고 주위 환경이 너무 좋다. 산의 경사도 완만해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말하는 안 명장은 “월세가 밀려 버틸 재간이 없어 작업 현장을 떠나는 젊은 도예가에서 큰 선물이 되고 김해 진례에 도예산업의 인프라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전통이 잘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특히 안 명장은 이사장 선거운동 기간에 모든 회원 집을 여러 차례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실제 회원의 어려움을 직접 봤다.

도예의 전통을 잇기 위해서는 흙과 유약, 나무가 갖춰져야 하는데, ‘산’으로 들어가야 전통은 힘을 유지할 수 있다. 안 명장이 산을 기대서 작업을 하고 자연과 더불어 호흡을 했다. 그는 1985년 ‘대청요’를 장유에 열었는데 신도시에서 밀려 1999년 생림에 가마터 ‘지암요’를 세웠다. 지암요에서 작업을 하다 간혹 연기 때문에 민원이 일어나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이번 이사장 선거에서 젊은 회원들이 표를 몰아준 데는 안 명장의 미래를 만드는 혜안에 큰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안홍관 명장이 재현한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출토품.
안홍관 명장이 재현한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출토품.

안 명장은 1975년 고향인 김해 장유에서 도예에 입문했다. 45년 동안 흙을 빚고 가마에 불을 넣고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가 만들어 온 도자는 한국의 전통 맥을 잇는 역사를 품은 흙과 불의 만남이다. 그가 “전통을 이어왔다”고 하는 말은 가마 속에서 타오르는 1,250도 온도만큼 뜨겁게 손끝에 새겨져 있다. 손끝에 묻은 전통의 힘은 다시 몸속에 흘러 들어가 굳어져 전통의 기형이 나오고 완숙한 미로 재탄생했다. 전통에 깊은 뿌리를 맞대고 있지만 전통에만 몰입하지는 않는다. 먹고 사는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우를 범하지 않으면서 전통과 현대가 만난 작품은 현대인들에게 미소를 짓게 한다.

안 명장은 “해마다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매몰돼 있다, 명장은 전통과 새 작품 세계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자신만의 ‘힘’을 뿜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안 명장은 한국 전통 도자의의 맥을 이은 도봉(道峰) 김윤태 선생한테서 사사했다. 고(故) 김윤태 사기장은 경북 문경 출신으로 조선 전통 가마를 3대째 계승했고 현재 부산시 무형문화재 김영길 사기장의 아버지다. 신정희 선생 밑에서도 가르침을 받았다. 물레대장을 맡아 일했다. 도예가의 길을 걷는 데는 계보를 따르는 일이 중요하다. 안 명장은 김윤태 선생한테서 배워 가장 한국적인 전통이 작품에 서려있다.

안 명장은 현재 경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과 경북 문경, 전남 강진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사기장이 있다. 그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김해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분청사기의 깊은 아름다운을 더 넓게 새겨야 한다는 바람이 가득하다.

분청사기 박지어문병.
분청사기 박지어문병.

김해가 분청사기의 고향이라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2016년 발굴된 상동 가마터에서 관사명이 새겨진 분청사기가 많이 출토됐다. 관에 들어가는 그릇에 ‘金海(김해)’ 등의 글자를 새겨져 있다. 상동은 세종실록지리지에 김해도호부 감물야촌의 하품(품질 낮은) 자기소로 기록돼 있다. 경상도지리지에도 상동이 공납자기소라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명이 새겨진 그릇은 상동 외에서 발굴된 적이 없다. 이 대목에서 안 명장은 “김해 상동에서 하품의 그릇을 만들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 지명을 새긴 그릇을 만드는 도공이 관에 납품하면서 질이 떨어지는 그릇을 만들었을 리 만무하다. 기록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상동가마터는 2017년 경남도기념물 제288호에 지정돼 조선시대 경상도 도자기 생산의 중심지 전통을 이었다. 조선시대 공납용 분청사기 생산지였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안 명장이 운영하는 지암요는 김해지역에서 불을 때는 전통 가마 4곳 가운데 하나다. 안 명장의 도자 세계는 조선 전통 백자의 맥을 계승하면서 1970년 이후 재현된 분청사기류에 제작에 몰입으로 볼 수 있다. 안 명장의 작품으로는 다완(사발)류는 김해명사발, 묘소사발, 김해백자사발, 김해윤화사발, 입학사발, 어소환사발 등 다양하다. 안 명장은 백자 달항아리를 조선시대 대표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전반에 제작된 달항아리 형태를 완벽하게 구현해 순수한 미의 극한을 보여준다.

45년 동안 김해 사기장의 맥을 이으려는 열정이 거대한 형태를 갖춰가면서, 김해 찻사발을 재현하고 찻사발을 재창조한 예술혼이 세계에 알려지기는 바라는 마음은 순수하기 때문에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해 분청사기와 찻사발을 재창조하고 김해 도예가들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주체의식을 가지고 더 매진한다면 김해지역이 전국 도예 분산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안 명장의 얼굴에는 이미 옛 것을 배워 새로운 것은 창조한 예술인의 결기가 뿜어 나온다.

지암 안홍관(志岩 安洪官) 약력

2020 경남 찻사발 학술 심포지엄 ‘김해에서 만들어진 고려사발’ 논문 발표
2020 김해 대성고분박물관 김해분청사기 및 찻사발 재현 전시
2020 김해분청사기 김해 신세계백화점 동행전
2020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2019 순천만 국가정원 차산업 안홍관 도자세계 초대전
2019 대성동 고분 박물관 상동분청사기재현 및 김해사발재현전
2018 장유 갤러리K 김해재현사발 및 분청사기 개관 초대전
2017 대구 동화사 법화보궁 김해사발 및 다구 초대전
2016 경남 茶사발 전국공모전 및 초대전
2015 부산국제 차문화 어울림 문화제 김해 찻사발 초대전
2015 경남 차사발 전국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2015 무척산 공예 협동조합 이사장(현)
2015 김해 국립박물관 무척산 공예 협동조합진
2014 경남 茶사발 공모전 제9회 경남찻사발 초대전
2012 김해 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 김해 찻사발전
2008 일본 교토 노무라 미술관 김해사발 초대전
2008 대한민국 평화예술대전 문화부 장관상 수상
2007 경남다완 공모전 대상 수상
2007 김해시 김해사발 재현 김해시지정 요장 선정
2007 진주 무현금 갤러리 ‘김해찻사발’ 초대전
2007 대구 예송 갤러리 초대전
2006 서울 운현궁 노락당 ‘조선사발전’
2006 마산 대우백화점 갤러리 초대전
2006 김해국립박물관 - 가야차문화 (김해사발재현 논문발표)
2004 김해 장유문화센타 갤러리(김해사발 발표전)
2003 부산 롯데호텔 갤러리 개인전
2001 부산 하얏트호텔 갤러리 개인전
1999 김해시 생림면 ‘지암요’ 축요
1999 울산 종합문화에술회관 제1전시실 제1회 암각화연구회전
1993 울산 현대회관 갤러리 개인전
1990 KBS 울산방송국 경남전승도예협회전
1989 마산 성안백화점 갤러리 개인전
1987 부산호텔 개인전
1986 부산 문화호텔 개인전
1985 김해 장유면 ‘대청요’ 설립
1978 부산시 무형문화재 13호 김윤태 선생 전수자
1975 경남도 김해시 장유. 도예 입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