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0:29 (토)
세상사 역지사지 신공항 빼고 정책 선거로
세상사 역지사지 신공항 빼고 정책 선거로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2.03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이 가덕신공항 건설 대열에 뛰어들었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로 치르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자신감을 내보이던 국민의힘은 떨어지고 있는 정당 지지세를 더는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지지를 천명하면서 여당이 제시한 가덕신공항 특별법의 합의 처리도 약속했다.

국민의힘의 가덕도 방문은 지난 2016년 2017년 서병수 부산시장 이후 처음이다. 이후 김해신공항 건설로 돌아섰다.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을 이번 4ㆍ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슈로 채택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가덕행에 탑승하면서 신공항 이슈가 어정쩡해지는 모양새다. 물타기 전략이라면 어느 정도 먹힌 것 같다. 국민의힘은 신공항 지지에 한술 더 떠 한일해저터널 건설 검토까지 공약으로 끌어들여 신공항 늑장 지지로 떨어진 민심 수습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전격적인 민심 수습 전략에 놀란 민주당은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일해저터널 건설 공약은 가덕신공항에 역행하는 한심한데다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없음으로 결론 낸 검토할 가치조차 없는 내용이라며 폄하했다. 또 일본의 대륙진출 야망을 채워주고 유라시아대륙 기종점으로서의 지리적 이점을 헌납하려 한다며 `친일 DNA` 딱지까지 붙였다. 신공항 이슈가 토착 왜구 프레임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친일 DNA` 주장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일축했다. 한일해저터널은 지난 1980년대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고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하고 서병수, 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추진의사를 밝혔다며 `토왜` 주장을 반문했다. 한일해저터널은 가덕도에서 일본 대마도를 거쳐 후쿠오카까지 총연장 210㎞(해저 147㎞, 육상 63㎞)로 대마도까지는 한국이 나머지는 일본이 건설한다. 예상 건설 기간은 10년, 총공사비는 92조(단선)~180조 원(복선)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전체 3분의 1구간만 맡기 때문에 매년 3조~7조 원이 필요하다, 민자를 유치하면 1.5조~3.5조 원으로 건설이 가능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구상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부담으로 54조 5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5만 명에 달하는 고용 유발 효과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제안은 민주당이 신공항-부산신항-유라시아 철도가 연계된 육해공 `트라이포트` 구축보다 한발 더 나아가 해저터널까지 연결하는 `테트라 포트 비전`을 통해 부울경을 물류 집결지로 경제적, 전략적 가치를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한일해저터널 건설은 과도한 비용과 기술 문제, 일본의 대륙 진출 교두보 확보, 반일 정서로 초기 단계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민주당은 부산과 일본이 물류ㆍ여객의 관문 역할을 나누게 된다는 점에서 한일해저터널은 가덕신공항 건설에 정면 배치되는 사업이며 아시안하이웨이, 유라시아철도망에서도 부산을 경유지로 전락시키는 일본만 이롭게 한다며 공약 철회를 요구했다.

여야 정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이슈 선점은 선거공학상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이슈를 정치와 선거 논리로 끌어들여 블랙홀에 빠뜨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김해신공항을 지지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소속당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덕신공항 건설지지를 하자 "TK 신공항을 제대로 빨리 만들어 가는 데 집중하겠다"며 발을 빼는 모습이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역지사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월 국회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해 부울경 주민이 `희망고문`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신공항 빼고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로 맞짱 떠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