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내려놓기
마음 내려놓기
  • 김병기
  • 승인 2021.02.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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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경찰공무원으로 33년을 근무하고 정년을 맞아 퇴직을 한 지 엊그제 같은데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하더니만 벌써 2년이 지났다. 지난 1986년 첫발을 디딘 중앙파출소는 중앙지구대로 이름을 바꾸었고, 26년 밤을 낮 삼아 졸린 눈을 부비며 각종 사건ㆍ사고에 매달린 김해경찰서는 김해중부경찰서로 바뀌어 여전히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퇴직을 하면 마음 다칠 일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많다 하던 선배의 말씀에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 부인한 것도 사실이다.퇴직 후 처음 1년은 어떻게 하든 머물렀던 직장에 가지 않으려 다짐도 하고 실천하며 근처에 갈 일이 생겨도 아는 이를 만날까 피해 다녔다.

살다 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더니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이동수단은 자동차이기에 운전면허증에 대해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종친회 국장을 맡아 김해지역에 살고 있는 약 80000여 명의 종친들의 민원을 듣다보니, 그 중 젊은 분들은 생소하겠지만 만 75세 이상 나이가 되면 적성검사도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운전면허시험장에 직접 가서 특별교통안전교육을 통해 받아야 한다.

이를 물어보는 경찰 출신의 형님이 있어 민원실에 전화를 하니 절차가 조금 까다롭다.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적성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더니 모처럼 가족과 고향에 갔다 오다가 속도위반 통지서를 받았다며 처리절차를 물었다. 다행히 위반 속도에 따라 부여되는 벌점이 없는 위반인지라 과태료를 내지 말고 스티커를 발부받아 은행에 납부하면 됨을 답변하였다.

민원실에 갔다 오다가 한솥밥을 먹은 옛 동료를 만났다. "선배님 무탈하시지요?" 인사에 요즘 어느 부서에 있는지를 물으니 옛날 같이 근무한 곳이라 반갑고 든든했다. 그래 아직은 그래도 마음 다칠 일은 없겠다며 돌아오는 발걸음 가볍다. 운전면허 결격기간을 묻는데 규정이 바뀌었는지 명확히 알려줄 수가 없어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나중에 다시 연락 바랍니다` 문자 울림이다.

다시 전화를 할까 망설이다 컴퓨터를 켜 검색을 하니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목적으로 2018년 12월 18일 윤창호법이 시행되었고, 뺑소니 관련 결격 기간은 그대로이다. 이리 찾으면 되지 뭐하러 전화를 내어 후배 에게 부담을 준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행여 거절하지 못할 부탁이라도 하면 어찌하나! 퇴직 후 1년으로 돌아가 마음 내려놓기 연습을 다시 해야지 다짐한다. 마음 한번 바꾸면 천하 대지가 내 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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