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3:45 (금)
야심한 새벽 남해병원 불 비상벨이 살려
야심한 새벽 남해병원 불 비상벨이 살려
  • 박성렬 기자
  • 승인 2021.02.01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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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2시께 남해군 한 4층짜리 병원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119 소방당국이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1일 오전 2시께 남해군 한 4층짜리 병원 지하 1층에서 불이 나 119 소방당국이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유독 연기 확산 전 신속 감지

환자ㆍ의료진 등 105명 대피

밀양세종병원 참사 재현 막아

1일 남해군 남해읍 한 4층짜리 병원에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유독 연기가 퍼지기 전 신속한 감지와 대피가 이뤄져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3분ㆍ57분에 각각 병원 내 비상벨이 울리면서 화재 인지가 최초로 이뤄졌다.

특히 두 번째 비상벨이 울린 뒤 지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타는 듯한 냄새가 났고 병원 관계자들은 즉시 소방당국에 화재 신고를 한 뒤 환자 대피에 나섰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연기가 심하지 않았던 1층 응급실로 안내했다.

당시 연기가 중앙 계단 쪽으로 집중되던 탓에 나머지 환자와 의료진은 이곳을 피해 비상구 등 다른 경로로 빠져나갔다.

초기에 빠져나가지 못한 위층 환자 20여 명은 옥상으로 대피했으며, 사다리차를 타고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 5분 내 현장에 도착해 대피작업을 도왔다.

병원 전체에 잇따라 비상벨이 울리며 모두 상황을 인지, 화재 상황을 전파하며 대피하는 데에 큰 혼란이 없었다.

다행히 지하에서 발생한 연기가 지상까지 퍼지는 데 시간이 걸렸으며, 건물 일부에만 집중돼 사람들은 대피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조처에 병원에 있던 환자 89명과 의료진 16명 등 105명 중 사망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기를 흡입한 13명은 현재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신속한 상황전파와 대피가 없었다면 지난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가 재연될 수도 있었다. 당시 1층 응급실에서 불이 나며 유독 연기가 삽시간에 퍼지고 탈출구가 막혀 45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하지만 지하에 갇힌 연기의 느린 확산, 의료진과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남해병원은 군 보건소와 소방서와 신속대응반을 구축하고 연간 2~3회씩 모의훈련을 해 왔다.

이번 화재도 평소 모의훈련 당시 습득한 것처럼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화재 뒤 급히 소집된 남해군보건소 직원들은 입원환자들을 이송할 수 있는 인근 지역 병원을 수소문했으며, 진주와 사천, 전남 광양 등지의 병원 18곳과 빈 병상을 찾아냈다. 이 때문에 환자 이송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지하에서 발생한 불은 지상까지 확산하지 않았으며 대피가 힘들 정도로 연기가 심하게 퍼지지 않아 인명피해가 없었다"며 "환자, 병원 관계자의 정확한 동선 등 구체적인 전후 상황과 화재 원인은 감식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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