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52 (토)
국회의장이 경남도청을 방문한 까닭은
국회의장이 경남도청을 방문한 까닭은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31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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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국회의장의 이례적인 경남방문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1983년 도청 이전 후 38년 만의 방문을 두고 오는 4ㆍ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연결 짓기도, 또는 총선 후, 개원된 국회에서의 망가진 직책 중의 하나란 비난도 나온다. 국회법이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는 국민을 위해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라는 뜻이다.

박 의장은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의회주의자`라고 했다. 21대 국회는 국민의 신뢰 회복을, 잘못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는 게 취임사였다. 기대감이 컸지만 취임사에 반하는 행보가 없지 않았다.

기울어진 리더십을 말한다. 거여 독주로 의회민주주의의 위기에도 중재노력이 거의 안 보인다는 점이다. 6개 상임위 강제 배정도 논란을 낳았다. 또 피고인을 법사위에 배치 이해충돌 방지외면을, 입법과정에서 무제한 토론을 보장해야 함에도 토론을 틀어막는데 가담한 것도 의정사 첫 사례라고 한다.

또 "세종 국회가 신설되면 국가 균형발전과 역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당론에 힘을 실어준 것도 부적절하다. 그렇잖아도 수도권 규제로 인한 충청권의 발전은 돋보인다. 수도권으로 분류될 상황인데 행정수도에다 국회까지 이전된다면 균형보다 충청권 블랙홀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여야 찬반 논쟁이 벌어질 이슈인데 중립성위배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역(충청권) 이익이나 챙기는 국회의장으로도 비칠 수도 있다. 이같이 친정 당에 경도된 당파적 리더십을 가진 국회의장의 경남나들이를 정치권은 4ㆍ7 부산시장 보선과 연결 짓는다. 그러잖아도 경남도의 부산가덕도신공항 당위성 언급이 잦아 민주당의 필사적인 가덕도 카드가 겹쳐 보인다.

또 메가시티 행정통합 등 정책발표가 이어지는 등 부산과 연계된 도의 정책이라 해도 성 추문으로 낙마했고 부시장마저 보선에 출마 `톱 3`가 부재중인 마당에 경남도의 던지듯 한 발표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다. 수도권 일극 체제 대응이라도 부산을 축으로 한 구상은 경남이 서울변방을 넘어 부산변방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부산 환영, 경남 멋쩍은 반응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도민동의를 구하겠지만 발표보다는 철저한 계획이 앞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다소 정치적이란 말이 나온다.

용역 결과 기준 금메달(김해)을 빼앗아 은메달(밀양)을 건너뛰고 꼴찌 가덕도신공항(부산)에 금메달을 걸어준다는 반응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이 보선에 앞서 2월 중,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추진을 공언하는 등 보궐선거 핫이슈란 점에 더해 정치지도자들의 경남 나들이를 스쳐 지날 일로 여기지를 않는다. 물론 박 의장은 21일 국회도서관 부산분관 방문 후 경남도청을 찾았고 또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조치로 경남이 첫 출발선이란 것이다. 그렇다 해도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고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묶지 말라"는 것도 의심받을 일은 삼가라는 뜻이다. 설마 하면서도 의심의 시선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민주화 이후 `최악이 아닌, 그래도 보다 나은 국회의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중립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양혜왕 편에 `네가 뿌린 일은 네게 되돌아온다(출호이자 반호이자, 出乎爾者 反乎爾者)`는 구절이 있다. 국회의장은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외로운 길을 가야 할 직책이다. 현재, 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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