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19 (목)
`헬 조선`의 추억
`헬 조선`의 추억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1.01.28 22: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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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헬 조선의 추억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 앞에서 다시 한 번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이번 정권에서

수십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는데 부동산

가격은 천지를 모르고 하늘로 솟았다

2010년에 등장한 신조어인 `헬 조선`은 당시 한국을 지옥 국가로 만들었다. `헬 조선이 맞다`고 응답한 20ㆍ30대가 90%를 넘었던 추억을 떠올리면 그때 많은 사람은 제대로 지옥의 뜨거운 맛을 본 모양인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지옥의 그늘에서 전혀 희망을 품을 수 없다고 여긴 사람들이 그때 차고 넘쳤다. 품었던 희망이 물거품이 되면 개인의 삶은 생지옥이 된다. `여기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릴지어다.` 단테가 만든 신곡의 지옥편 첫머리에 나오는 글귀다. 희망이 없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왜 헬 조선인가`라고 하면 수많은 이유를 달 수 있다.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게 부의 불평등이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면 밥맛없는 사회다. 헬 조선을 이끄는 또 다른 세력은 젊은이에게 희망을 빼앗은 고착된 사회다. 금수저를 입에 물지 않고 태어나면 평생 흙수저로 살아야 한다는 자괴감이 팽배하다. `흙수저 신화`가 사라진 사회는 헬 조선을 더욱 부추긴다. `철밥통` 공직자의 부패도 문제다. 권력형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돈 없으면 정치할 수 없는 나라가 된 지 오래다. 자치단체장이 선거 때 도움을 준 개인이나 단체를 뒤에서 봐주는 일은 상식이다. 검은 거래는 여전히 차고 넘친다. 공무원 국가에서 공무원이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손목 살짝 건드리는 정도의 처벌로 간에 기별도 주지 못한다. 출산율 절벽은 헬 조선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힘이다. 한국의 2019년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918이다. 출산율이 제로금리 시대 금리처럼 계속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헬 조선에서는 살 수가 없다. 뜨거운 지옥 맛을 보면서 하루 이틀 견디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젊은이들이 `안녕 코리아`를 외치는 사회는 위기다. 헬 조선을 추억하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헬 조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정권이 들어서면서 빈부의 양극화는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양극화가 심대해졌다. 흑백 논리, 진영 논리가 정치판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토론과 논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진영 논리는 어떤 정의도 수용하지 못한다. 국익 우선 정치는 개밥에 도토리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 총장의 갈등이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극명한 진영 논리의 발달사를 시리즈로 보여줬다. 검찰 개혁은 상여 앞에 나부끼는 만장(輓章,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깃발)에 불과하고, `큰일`을 덮기 위한 상대 죽이기의 촌극이 난무했다. 이런 거대한 코미디를 보면서 헬 조선을 추억하지 못하다면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다.

개인이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사회는 지옥이다. 국가가 개인의 희망을 빼앗는 권력을 휘두른다면 이 또한 지옥으로 몰아가는 괴물의 위용이다. 개인을 지옥으로 몰아가는 권력이 넘치는 국가는 헬 조선이 두루 펼쳐져 있다 말해도 과하지 않다. `별`을 따라가는 길에 `초`를 치는 국가는 지옥의 뜨거운 화염을 생산하는 국가다.

헬 조선의 추억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 앞에서 다시 한 번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이번 정권에서 수십 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는데 부동산 가격은 천지를 모르고 하늘로 솟았다. 수백 개의 규제책을 쓰다 약발을 안 받자 결국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뻔한 결론에 도달했다. 정세균 총리는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산 정책 전환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백약이 무효한 부동산 정책 판에 또 다른 정책 전환을 꽂아 넣는다고 약발이 받을지는 미지수다. 실패한 숱한 부동산 정책은 헬 조선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현 정권의 지지도를 흔든 메가톤급 지진이었다. 수많은 젊은이와 젊은 부부들이 앙다문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온 `헬 조선`은 내 집을 가지려는 꿈을 송두리째 앗아갔기 때문이다.

헬 조선의 추억이 추억 속에 머물지 않고 현재에 튀어나와 활개치는 모양새가 금방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아 씁쓸하다. 추억을 소환하는 일은 즐거움이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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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호 2021-02-03 21:03:43
말도 안되는말 지 감성 ㅈ대로 써놨네 야 일기는 니 공책에다 써 인터넷에 알지도 못하면서 씨부맂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