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49 (금)
“어린 암환자 돕기 위해 머리카락 길러요”
“어린 암환자 돕기 위해 머리카락 길러요”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1.01.27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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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암환자 머리카락 나눔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는 권오현(44) 주무관. 자신이 만든 고무줄 마스크 스트랩을 착용하고 있다.
‘어린이 암환자 머리카락 나눔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는 권오현(44) 주무관. 자신이 만든 고무줄 마스크 스트랩을 착용하고 있다.

권오현 주무관, 가발후원 참여

9개월째 안 깎고 6월께 기부

김해시 한 남성 공무원이 ‘어린이 암환자 머리카락 나눔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머리를 기르는 따뜻한 선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시에 따르면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44) 주무관은 길게 기른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꽁지머리 때문에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아무리 개성시대라지만 공무원 신분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권 주무관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어머나’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인말로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 환아들에게 가발을 후원하는 운동을 말한다. 주위의 시선이 힘든 어린 아이들에게 가발은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백만 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아 가발을 제작해 이들에게 무료로 지원하는 것.

권 주무관처럼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해도 되고 자연스럽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았다가 이 운동을 주관하는 단체에 보내면 된다.

다만 머리카락 길이가 최소 25㎝ 이상이어야 한다.

권 주무관은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드리려 지난해 초 휴직을 했고 몇 달을 병원을 오가며 병원 내 소아암병동에서 이 운동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머리카락 길이가 25㎝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6월께 기부할 예정이다.

권 주무관은 마스크 스트랩 나눔도 하고 있다. 휴직 상태이던 6개월 전쯤 아이들이 열중하는 고무줄 공예를 본 뒤 집에서 소일 삼아 고무줄 공예를 시작했고 반지, 팔찌에 이어 마스크 스트랩도 만들어 주위에 선물했다.

권 주무관은 “처음에 아내가 반대했지만 돈으로 하는 후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부는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했더니 더는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권 주무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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