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47 (목)
학대 방지 실제적 접근 위한 ‘아동보호 최우선 분리제’ 실시
학대 방지 실제적 접근 위한 ‘아동보호 최우선 분리제’ 실시
  • 어태희 기자
  • 승인 2021.01.27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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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아동학대 사건에 이어 양부모에게 학대당해 사망한 16개월 정인이 사건은 대중을 충격과 비탄에 몰아넣었다. 매년 벌어지는 끔찍한 아동학대의 80%는 가정에서 발생한다. 누군가 알아채고 구조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방치돼 끔찍한 사건으로 귀결된다. 본지는 아동학대를 신고할 의무가 있는 신고의무자, 그 중 아동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경남 교사의 눈을 빌려 아동학대의 실태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아동학대의 끈을 끊을 방법 모색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아동학대, 이제 그만>
① 교사 눈을 통해 본 실태
② 주기적 학대 발생 원인
③ 방지대책과 정책 개선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공 아동학대 대응체계 안착을 위한 시군구 릴레이 2차 영상회의에 참석해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공 아동학대 대응체계 안착을 위한 시군구 릴레이 2차 영상회의에 참석해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동 거부 의사에도 강제성 당연
경남도, 전문인력 향후 41명 배치
‘사랑의 매’ 63년 만에 사라져도
부모 아동교육 제도화 더욱 절실

경남 교사들은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아동학대 예방체계를 개선하고 학대 신고와 경찰의 강제성을 상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본지가 경남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중 가정 내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필요한 것(복수답변)을 묻는 질문에는 ‘분리ㆍ보호관찰 등 체계 개선’이 60.2%를 차지했다. 이어 ‘학대 신고와 경찰의 강제성 상향’이 56.8%, ‘교육과 캠페인을 통한 의식 개선’이 22.7%, ‘학대 이해를 위한 공기관의 전문성 강화’가 20.5%로 뒤를 이었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관련 체계는 전반적으로 변동기를 겪고 있다. 경남도는 아동학대 전문 인력을 2023년까지라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올해 말까지 34명의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이후 41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전담 공무원은 전문 직위로 지정하거나 전문경력관으로 채용해, 잦은 순환보직을 막고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게 했다. 문제가 있던 교육 이수 시간도 80시간에서 160시간으로 두 배가 늘었다. 불특정하게 발생하는 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취지로 초과근무 상한도 57시간에서 70시간으로 완화했다.

눈여겨볼 점은 앞으로 가해부모와 아동 간 강제성 있는 분리가 진행된다는 부분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6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정부 지침인 아동 즉각분리제도를 언급했다. ‘아동복지법’에 의거해 1년 내 2회 이상 신고 아동 중 학대가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나 보호자가 아동의 진술을 방해하는 등의 경우 피해 아동을 부모로부터 즉각 분리해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보호하는 제도다. 아동의 원가정 복귀를 목표로 분리한 뒤 교육과 상담, 치료를 통해 부모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켜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도는 3월 30일부터 시행되는 즉각분리제 도입에 대응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기존 3곳에서 6곳으로 확충하고 쉼터 역시 3곳을 더 확대해 6곳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분리제도는 이전에 가해부모와 아동을 분리시킬 때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아동의 분리 거부의사를 고려하지 않는다. 아동이 분리를 원치 않을 때는 어떤 절차가 진행되냐는 질문에 도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아동이 원치 않아도 선 분리 후 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정부 지침”이라고 밝혔다. 학대부모라 할지라도 부모에게 의지하고 분리에 막연히 두려움을 느끼는 아동의 습성을 고려한 부분이다. 그는 “아동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아동 보호를 최우선으로 둔다”고 설명했다.

불과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지 3주 만에 구성된 정책들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아동학대를 방지할 묘책이 될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은 학대를 행하는 주체에게 달려 있다. 학대는 훈육과 체벌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낮은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이제 법적으로도 ‘사랑의 매’는 사라진다. 민법 제915조의 친권자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는 구절이 63년 만에 삭제된 것이다.

필요한 것은 이 사실을 학부모들이 인지하는 단계다. ‘육체적 체벌’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성적, 방임 학대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 경남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의견 제시란’에서 한 교사는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해 부모 교육 및 마을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 또한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연수뿐 아니라 마을 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학대예방과 아동이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경남도 또한 부모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하고 경남건강가정센터를 통해 더 적극적인 부모교육을 구성해두고 있다. 건강가정센터는 올해부터 생애주기 부모교육의 일환으로 ‘경남형 가족학교’를 운영한다. 이전에도 부모교육은 진행했지만 시도별 센터의 운영방향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이번 경남형 가족학교는 동일한 커리큘럼을 각 센터에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 건강가정센터 관계자는 “부모교육에 관해선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 이후 필요성이 대두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교육의 대상자를 더 넓혀서 예비 부모와 신혼기 부부까지 다양하게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많은 도민들이 프로그램을 알 수 있도록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창구에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부모 교육의 제도화를 강조했다. 그는 “보육원, 보육 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부모 교육은 솔직히 좋은 부모들만 온다”라며 “부모 교육을 매달 상ㆍ하반기에 나눠 관련기관을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그 점수가 쌓이면 아이수당을 주는 제도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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