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함 속 다양한 색채로 `전통미` 탄생시키다
투박함 속 다양한 색채로 `전통미` 탄생시키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1.26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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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선의 후예들

①강길순 도예가

일본 아리타 도자기의 시조이자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리는 백파선.
남성 도예가들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그녀의 예술적 숨결이 살아 숨쉬는 옛 가야 김해에는 그녀의 후손들이 있다.
예술을 만들고 있는 그들의 시선에서 도예의 매력을 느껴보자
지난해 경남도 공예대전 대상을 수상한 강길순 작가의 대표작 `봄이 오는 소리`.
지난해 경남도 공예대전 대상을 수상한 강길순 작가의 대표작 `봄이 오는 소리`.

화목ㆍ부귀 상징 `목단꽃` 모티브

전통 인화문ㆍ현대 금채법 사용

"한국의 멋 널리 알리고 싶어"

"여성 도예가가 걸어오기에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도예가 만의 특권이자 저의 힐링 포인트인 흙을 만지며 무엇을 만든다는 것은 항상 저를 설레게 해요."

김해 진례면 분청도자박물관 앞 한 공방에서는 도자기 속 살아있는 듯한 꽃잎을 그려내는 강길순 작가가 있다.

백파선의 후예 `예원요` 강길순 작가.
백파선의 후예 `예원요` 강길순 작가.

그녀는 20년동안 분청사기를 만든 도예가이다. 그녀가 분청사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교 무렵이다. 고등학교 때 취미로 미술을 하던 그녀는 20살 도예학과 공예디자인을 전공을 하며 분청사기에서 나오는 소박하고, 투박한 모양이 나오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자기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사람의 피부색처럼 흙도 백토, 황토, 흑토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중 분청사기는 황토를 사용하고 백자나 청자에 비해 다소 투박하지만 다양한 색을 내뿜고 있어요" 또, "흙 위에 다시 흙을 바르고 무늬를 만들기 위해 다시 깎아내는 작업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고 말하지만, 강 작가의 얼굴에서는 도예가로서의 자긍심이 묻어난다.

분청사기는 자기에서부터 접시, 꽃병, 생활용품 등 종류가 다양한데,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면 흔히 한복에서 볼 수 있는 꽃 자수가 눈에 띈다.

목단꽃은 소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색상으로 화목과 부귀를 상징하는 꽃으로 한국의 전통미를 볼 수 있다.

강 작가는 "한국의 전통미를 살리기 위해 첫 시작으로 건강을 기원하는 십장생을 그렸어요. 그러다가 크고 화려한 목단꽃이 저의 마음에 들어왔어요"라며 "여자 도예가와 제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섬세함으로 꽃잎을 그려나가다 보니 점점 꽃의 완성도와 화려함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 전시된 강길순 작가의 작품.

김해분청도자박물관 전시된 강길순 작가의 작품.

 

이어, 강길순 작가의 대표작이자 지난해 경남도 공예대전 대상을 거머쥔 `봄이 오는 소리`를 소개했다.

"`봄이 오는 소리`는 전통적인 분청 인화문 기법과 현대적 채색 기법인 금채 기법을 사용해 기술적 완성도와 디자인적 아름다움이 탁월한 수작으로 평을 받았어요. 기본적으로 생활용품은 1달이면 되는데, 2~3달을 걸쳐 만든 작품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라고 전했다.

강길순 작가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분청 인화문과 현대채색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목단꽃을 이용한 작품도 많았지만, 한국의 멋을 뽐내는 책가도, 버선이 그려져 있는 자기들도 만날 수 있었다.

강 작가가 분청사기를 제작하는 데 정열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자신의 자기에 넣지 못한 한국의 미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녀에게 앞으로의 꿈과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점을 물었다.

강 작가는 한숨을 쉬며, "매년 10월 마지막 주 1주일간 도예 대전, 전시회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파악해서 그 다음해 1년의 작품 스타일이 완성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한해의 작품 계획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고, 비대면 음악회, 미술전은 많지만, 도예전은 많이 없다는것이 좀 아쉬워요"라고 코로나19로 인한 예술가들의 힘든 마음을 대변했다.

공방에 전시된 자기세트.
공방에 전시된 자기세트.

 

그러나 "그 상황 때문에 지쳐 쓰러진다면 안 되죠. 몇 년 전 진례에 왔을 때 도예를 하기에는 협소했고, 여성 도예가들의 설 자리가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마음이 맞는 여성도예가들끼리 도예 전시회를 하면서 도예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앞으로도 한국의 전통미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요"라고 향후 계획에 대해 말했다.

현재, 강길순 작가의 대표작 `봄이 오는 소리`는 김해분청도자 박물관 기획 전시 `세라의 집`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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