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9:24 (수)
절약의 미덕이 화마의 아픔되지 않기를
절약의 미덕이 화마의 아픔되지 않기를
  • 박정미
  • 승인 2021.01.26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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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양산소방서 서장
박정미 양산소방서 서장

예로부터 근검절약은 중요한 윤리적 기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가 미덕이 되고 절약은 과거의 구태(舊態) 정도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절약`이 가지는 미덕에 대한 다양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절약`이라는 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절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마저도 절약하는 큰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농어촌 지역은 겨울철에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화목보일러 사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산업체나 일반주택에서도 동파방지와 난방비를 절감하기 위해 전기열선, 전기장판 등 온열기기의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겨울철 3대 난방용품(전기장판ㆍ히터, 전기열선, 화목보일러)에 의한 화재 발생 건수는 4267건으로 겨울철 화재 발생의 주요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가스중독, 화상 등 각종 안전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겨울철 3대 난방용품은 독거노인이나 사회취약계층에서 더욱 빈번히 사용되고 있고 대부분 주거시설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인명피해의 우려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지난 2017년 11월 경기도에서 일가족 4명이 사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잠자리를 위해 준비한 전기매트가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불은 30여 분 만에 진화됐지만 소방서 추산 8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일가족 4명 사상사고 외에도 난방용품에서 시작된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매해 겨울 매스컴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겨울철 3대 난방용품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안전인증(KC마크)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각 제품의 사용 매뉴얼을 숙지해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멀티콘센트를 연장해 전기제품을 문어발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정 전력 사용범위의 80%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난방용품 사용을 통한 에너지 절약도 필요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것과 맞바꿀 만큼 과도한 절약은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절약이라는 미덕이 화마의 아픔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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