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꽃 불태우는 농심은 찢어진다
김해 꽃 불태우는 농심은 찢어진다
  • 박재근ㆍ김용구 기자
  • 승인 2021.01.1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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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전국 화훼 농가의 연말연시 특수가 2년째 사라졌다.  /연합뉴스
코로나 장기화로 전국 화훼 농가의 연말연시 특수가 2년째 사라졌다. /연합뉴스

화훼농가 코로나19 장기화 위기

연말연시 특수 2년째 사라져

판로 막혀 꽃밭 갈아엎기도

거래량 주는데 가격까지 폭락

화훼산업 메카, 김해 들녘은 농민들의 한숨을 넘어 생존 위기에 몰려 있다. 코로나19로 연말 특수는커녕, 판로가 막히는 등 직격탄을 맞아 꽃을 불태우는 경우도 잦다.

김해 불암동 화훼농민 김모 씨(51)는 “어디 팔 데가 없어요, 어쩌겠습니까 불태우는 수밖에….”라며 한숨 지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전국 화훼 농가의 연말연시 특수가 2년째 사라졌다. 각종 행사와 축제, 졸업ㆍ입학식이 취소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김해에는 128㏊에 거베라, 장마, 국화 카네이션 등 화훼류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각종 행사ㆍ축제 때 많이 사용되는 거베라는 전국 생상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개업, 결혼식, 각종 행사나 축제 때 많이 사용하는 꽃으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꽃이다. 거베라연구회 사무국장 정윤재 씨(58)는 “살아있는 꽃을 꺾어 파는 절화류는 경매에 유찰되면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김해시 불암동 화훼공판장에서는 화훼농 10명이 경매에서 유찰된 화환용 꽃 거베라 1만 송이를 불태우는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농민들은 “코로나는 언제 끝나노….”라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내 자식 같이 아깝죠. 하지만 판로가 없는데 우짭니까”라며 되물었다. 때문에 꽃밭을 갈아엎는 일도 잦다. 7500㎡ 규모 온실에서 거베라 등을 재배하는 김모 씨(63)는 꽃밭을 갈아엎고 과실수로 바꿔 심을 작정이다. 김씨는 “한 달 연료비ㆍ인건비만 평균 3000만 원이 드는데, 요즘은 한 달 15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남과 서울 양재동과 부산ㆍ광주 등 4곳 화훼공판장에서 유통된 절화(잘라낸 꽃)류 거래액은 80억 5738만 원이다. 국내에 코로나가 유입되기 전인 2019년 12월 112억 9435만 원에 비해 28.7%나 물량이 감소했다.

가격도 떨어졌다. 1단(10송이 묶음)에 3000원 정도로 거래되던 거베라는 절반 값인 1500원 정도다. 장미는 거베라보다 나은 편이지만 평균 판매 단가가 9300원대에서 8100원대로 떨어졌다.

화훼농민들은 “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폭락해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화훼 농가는 생존 위기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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