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2:11 (금)
분노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
분노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
  • 하성재
  • 승인 2021.01.11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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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인물철학자 정지우는 `분노사회`에서 분노를 `아파트에서의 흡연ㆍ층간소음ㆍ공공윤리를 지키지 않는 행위 등에 분노를 느끼는 것, 이처럼 현대인에게 분노는 물리적 폭력에 의한 생명의 위험, 다시 말해 신체에 가해진 반응으로서의 감정이 아니라 어떤 관념에 사로잡혔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라고 정의한다.

많은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삶에서 나오는 불만ㆍ갈등ㆍ분노를 정부, 국가, 정치인과 동일시되는 사회 탓으로 돌리는데, 사실 분노는 내 삶에 사랑이 충분치 않다는 것, 내 삶 의미를 잘 알지 못하겠다는 것,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건전한 열의와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온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정당한 분노`보다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분노나 `자기 이익`과 관련된 분노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한 결과로 한국 특유의 분노가 넘치는 사회에서 살게 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역시, "우리가 분노의 시대에 살고 있다" 헨리 페얼시는 말한다. 페얼시는 분노를 "복수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욕망과 관련된 격렬한 감정의 분출"이라고 한다. 즉, 분노를 발하는 사람은 자기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중에 자기의 분노가 남겨 놓은 잔해들을 보게 되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또한 분노를 자기 스스로 발전된다. 분노는, 분을 폭발시킨 사람과 거기 걸려든 사람 모두에게 해를 입힌다. 극도로 분개한 순간 불끈 화를 내는 사람은 자기만 옳다 생각해, 이성을 잃게 된다. 통제되지 않은 분노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 그 분노가 우리를 지배하도록 허용해 버리고 나면, 우리를 격분케 했던 어리석은 자들과 마찬가지로 어리석게 보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분노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스캇 솔즈의 `A Gentle Answer`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첫째, 화가 난 원인을 찾아라. 분노와 관련해서 중요한 점은 그것을 억압하거나 함부로 폭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분노의 근원ㆍ원인을 찾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의 동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때로 분노는 위협당하고 있다는 느낌과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때로는 과거의 상처가 문제가 된다.

둘째, 자기 자신을 알라. 세네카는 분노를 없앨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혹시 무시함과 모욕에 대해서 지나친 과민증이 있다면, 정서적으로 과거와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 어린 시절 어떤 조롱과 무시를 당한 것이 그의 영혼에 상처를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건설적인 분출 방법을 찾으라. 분노라는 강력한 감정은 에너지를 창출한다. 우리를 자극해서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고, 이 행동은 나중에 바로잡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이 에너지를 건설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신체적인 활동은 분노의 에너지를 수그러들게 해, 화가 난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가 왜 화가 났는지 더 분명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정당한 분노에서 나온 에너지는 선하고 훌륭한 일들을 이루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정당한 분노는 복수보다는 개혁 쪽으로 나아간다. 미국에서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희생된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정당한 분노를 통해 `음주 운전 반대 어머니 모임`을 결성해서, 음주 운전에 관한 법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끝으로, 분노를 조절하라. 중세기 성자 어거스틴은 "아무리 사소한 분노라도 그것을 인정하느니 비록 정의롭고 정당한 분노라 할지라도 아예 들어오지 못 하게 하는 것이 낫다. 일단 분노가 한번 들어오면 내쫓기는 무척 어렵다"라고 했다. 아무리 분노가 올바른 동기에서 나왔고 도덕적으로 합당한 것이라 해도 우리는 아주 조심스럽게 분노를 조절해야 한다. 분한 감정으로 고통당하고 있다면, 객관적으로 보고 그것을 지혜롭게 다루는 법을 제안해줄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이 판단을 지배하는 분노 사회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순간적으로 이성을 마비시키는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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