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4:54 (목)
여권 재발부
여권 재발부
  • 오형칠
  • 승인 2020.12.27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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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칠수필가
오형칠수필가

내년 6월 21일에 내 여권이 만료된다는 문자를 받았다.

요즘, 사진관에서 여권 사진과 운전면허증 사진을 찍은 적은 없다. 운전면허증 사진은 쉽지만, 여권 사진은 까다롭다.

희소식을 보았다. 지난 10월 신문에 10월 29일부터 인터넷으로 여권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여권 사진은 오랫동안 포토샵을 손대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스러웠다.

이 작업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수십 장 찍었다. 3시간 만에 겨우 완성했다.

`정부24`에 들어갔다. 검색창에 여권 재발급을 입력하니 회원 가입 창이 떴다. 열 단계 이상 거쳐 사진을 올렸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진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확하게 했는데" 그날은 오후 4시까지 씨름하다가 포기, 다음날로 미루었다.

만 18세 이상은 규정에 맞으면 누구나 인터넷으로 여권 발급을 받을 수 있지만,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안 된다.

다음 날 기도회에 갔다 온 후 새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조명까지 준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비교적 잘 나왔다.

그날 아침 일과를 끝내고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유튜브를 켜놓고 유튜버가 하라는 대로 했다.

드디어 완성, 다시 `정부24`에 들어갔다.

처음은 잘 되는 듯했으나, 또 사진이 말썽이었다. 시청에서 직접 신청하면 될 수 있는 사진이 AI는 잡아냈다.

"이대로 포기 할 순 없지" 그때 서울 조카가 생각났다.

"은현아, 작은아버지다, 이야기가 길다." "짧으면 해도 됩니다" "그럼 나중에 할게" 나는 카톡으로 조카에게 지금 상황을 설명하고 작업할 만한 사진 8장을 올렸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을 찾아야만 했다.

여권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유튜버 스마트폰 번호로 여권 사진 10장과 사연을 카톡에 실었다.

잠시 후 유튜버 알림창이 떴다.

그는 뿔테 안경이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안경을 벗고 한번 해보라고 했다.

여권 사진 규정에는 귀가 안 보여도 되고, 뿔테 안경을 써도 된다는 내 상식을 무너뜨렸다. 반신반의하며 안경을 벗고 사진을 찍었다.

다시 `정부24`에 들어갔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사진을 넣으라는 창이 떴다. 사진을 넣고 클릭했다. 전처럼 사진은 잘 올라갔다. 다음이 문제였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화면을 주시했다.

"야, 성공이다" 여러분도 `정부24`에 들어가서 한번 도전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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