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4:28 (토)
‘아리랑의 숨결’ 삼문동서 빛과 문화로 다시 태어납니다
‘아리랑의 숨결’ 삼문동서 빛과 문화로 다시 태어납니다
  • 조성태ㆍ김용락 기자
  • 승인 2020.12.23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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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양, 변화하는 밀양

도시재생 선정 숨은 공신들⑧

2024년까지 19만 2000㎡

중심시가지형으로 추진

총사업비 1145억여원

“삼문동, 밀양 문화재생

중심 역할 다할 것”

백지 상태서 사업 계획 수립

선정 위해 관계부처 뛰어다녀

밀양 문화양성 핵심지 기대

 밀양시의 도시재생사업이 삼문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으로 날개를 펼쳤다. 삼문동 도시재생사업은 ‘아리랑의 숨결, 빛과 문화로 태어나다’란 명칭으로 오는 2024년까지 삼문동 111-87 일원 19만 2000㎡에 중심시가지형으로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1145억여 원에 달하며 지역혁신거점ㆍ상업문화 특화공간ㆍ아리랑 문화공간 등이 조성된다.

 삼문동 도시재생 사업 선정까지는 시, 주민,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무구한 노력이 있었다. 사업을 계획하고 설계한 행정, 사업의 핵심 역할로 세부 사업을 제안한 주민들, 행정과 주민 간 의견을 소통하고 조율한 도시재생지원센터.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들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사업은 첫 뼈대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알맞은 방향성이 설정돼야 이후 살집을 붙이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삼문동을 밀양 문화의 새로운 부흥지로 재탄생시킬 도시재생사업을 백지 상태에서부터 완성해 간 사람이 있다. 밀양시 도시재생과 손희삼 계장이다.

 1992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8년 도시과(도시재생과)로 인사발령을 받아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꾸준히 학업에도 매진해 2015년 부산대 대학원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박사과정도 졸업했다. 업무에 대한 진정성이 넘치는 그에게 도시재생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호탕하면서도 신념이 똑 부러져 있다.

 손 계장은 그동안 내일ㆍ내이동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가곡동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공모 선정에 기여했다. 이어 올해에는 삼문동 도시재생사업 공모 신청에 나섰고, 관계 기관과의 수많은 협의 끝에 지난 9월 밀양지역 도시재생사업 중 역대 가장 큰 규모인 1145억 원 규모의 대형사업이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삼문동 도시재생사업의 주요 핵심 중 하나인 ‘머무르는 아리랑 문화공간 조성’도 그의 아이디어다. 삼문동 지역은 밀양아리랑, 백중놀이, 무안용호놀이 등 밀양 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양성소로 조성된다.

손희삼 밀양시 도시재생과 계장
손희삼 밀양시 도시재생과 계장

 “내일ㆍ내이동, 가곡동 도시재생사업 공모 신청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삼문동 사업 추진에 많은 도움이 됐다. 다른 공모사업에 비해 규모가 크고, 문화재청 등 타 기관과의 협의가 절실해 지겨워할 정도로 정말 많이 돌아다녔다. 동료 공무원들과 도시재생지원센터, 주민들의 공이 컸다.”

 손 계장이 그리는 삼문동의 미래는 새로운 중심지 역할의 수행에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의 삼문동은 밀양의 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먼저, 아리랑 어울림센터를 중심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리랑 문화거리, 안전 골목길 등을 조성해 주민들을 위한 생활 환경 개선이 진행될 것이다. 끝으로 아리랑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양성 핵심지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성실하고 투철한 사명감으로 맡은 직무를 수행한 손 계장은 도로정비유공 경남도지사 표창, 재해대책업무 유공ㆍ지방자치단체 회계제도운영 행안부장관 표창, 규제개혁 업무 유공 밀양시장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그는 원활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힘쓰면서 다른 사업지를 살펴보고 있다. 2025년 밀양시 도시재생전략계획 수립 결과에 따라 교동, 삼랑진읍, 하남읍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찾아오고 싶은 동네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33년 교직 생활 이후 도시재생 관심

올해 초 구성돼 꽃밭 조성 등 활동

협동조합 신청 통해 수익 활동 전개

 도시재생사업의 주인은 주민이다. 사회기반시설은 예산을 통해 조성되지만 그 안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주민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민들이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이 있다. 여준동 삼문동 주민협의회 회장이다.

 대구 출신인 여준동 회장은 1983년 밀양 세종중학교 교사로 발령받으며 밀양에 자리 잡았다. 이후 세종중ㆍ고등학교에서 33년 6개월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도시재생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학교에만 있다 보니 지역 사회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퇴직 후에는 봉사활동 등 지역과 이웃을 위한 삶을 해보고 싶었고 이런 것 저런 것 알아보던 중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알게 됐다. 2018년과 2019년 각 가곡동ㆍ삼문동 도시재생대학에 참여하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삼문동 주민협의회는 지난 1월 구성됐다. 여 회장은 협의회 구성과 함께 주민들의 추대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협의회는 주민 23명이 활동하며, 주로 30대 젊은 층이 주축이 돼 있다. 여 회장은 회원들이 오순도순 화목하게 사업을 이끌어 가는 것을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협의회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다짐했던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충분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내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이며, 매달 진행하던 월례회도 빈번하게 중단됐다. 이런 와중에도 협의회는 코로나19가 잠잠할 때인 올여름 밀양여중 정문 앞 공터에 꽃 조성 사업을 펼쳤다. 주민들은 ‘삼화만사성 꽃이 활짝 핀다’란 주제로 사업을 시작해 기존 쓰레기가 무단 투기되던 우범지역이었던 곳에 수국, 능소화 등을 심고 가로등을 설치했다.

 “해당 사업은 구도심 골목 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하게 됐다. 밀양여중 교장 선생님을 만나 꽃 터를 조성한다고 알리니 엄청나게 좋아했다. 가로등 설치 소식을 듣고 인근 주민들도 반겼다. 주변의 큰 관심에 힘입어 협의회 회원 여럿이 땀 흘려서 꽃 터를 조성하니 가슴 벅차고 뿌듯함을 느껴 더욱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

여준동 삼문동 주민협의회 회장
여준동 삼문동 주민협의회 회장

 여 회장은 앞으로 협의회 회원들과 맑고 깨끗한 골목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삼문동을 한 바퀴 둘러보면 빈집이나 정돈이 안 된 거리가 많다. 학교가 많아 학생들도 많은데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한 거리를 만들겠다. 또, 관광객들도 부담 없이 자주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골목 곳곳을 깨끗하게 정리할 것이다. 이제 아기 걸음을 시작했지만 추후 시에 의뢰해 거리 개선 등을 요구해 나가겠다.” 여 회장은 이를 위해선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회원들끼리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며 십시일반 돈을 모아 커피를 사 먹고 비품을 사고 있다. 정부에서 물질적으로 투자가 이뤄져 금전적인 부담 없이 주민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최근 삼문동 주민 협의회는 국토부에 협동조합 신청을 했다. 주민들은 마더센터 등 동네 곳곳에서 수익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앞으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과 수익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골목은 보다 깔끔하게, 수익 활동은 특색있게 준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나가겠다.”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실현시킬 것”

코로나 상황 속 주민 소통 어려움

화상 회의ㆍSNS 등 통해 창구 확보

마더센터 등 경제 활동 적극 지원

 도시재생사업은 주민과 행정의 밀접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시된다. 행정은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주민들은 행정이 수행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문동 주민들과 행정 간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발로 뛰어가며 활약 중인 박애경 도시재생지원센터 삼문동 현장지원센터 사무장을 만났다.

 박애경 사무장은 지난 2018년부터 도시재생 활동가로 활동하다 지난 2월 밀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개편에 따라 직함을 사무장으로 변경하고 역할을 다하고 있다. 밀양에서는 7살 때부터 30여 년간 살고 있으며,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동네로 조성되길 바라며 진심으로 맡은 일을 해 오고 있다.

 박 사무장의 주된 업무는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이를 행정과 연계해 실현시키는 일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주민들 간의 소통 창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애경 밀양시 삼문동 현장지원센터 사무장
박애경 밀양시 삼문동 현장지원센터 사무장

 “기존에는 일주일에 3~4번가량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12월 중순부터 밀양 지역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의견 청취 과정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남이 계속 연기되면서 소속감이 떨어지는 것이 우려된다. 이에 협의회 회원들과 랜선으로 화상 회의를 하거나 SNS상으로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재 삼문동 도시재생사업은 예산 편성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소규모 재생사업 공모 선정을 통해 공설운동장 인근에 마더센터(마을과 더불어살다)가 준공 중이다. 박 사무장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아이 돌보미, 체험활동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주민협의회는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국토부에 협동조합 승인 신청을 했다. 조합 운영이 승인되면 주민들은 마더센터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삼문동 밀양초등학교 인근에 현장센터가 개소해 현재 내이동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을 떠나 현장에서 주민들과 밀접하게 사업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주민협의회가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면 조직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협동조합 구성은 사업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아이템 화 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도록 만들어나가겠다. 이를 통해 삼문동 도시재생사업을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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