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64괘의 벽괘와 연괘
주역 64괘의 벽괘와 연괘
  • 이광수
  • 승인 2020.12.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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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소설가
이광수소설가

 지금까지 필자는 본란을 통해 주역해석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역자들에게 제 나름의 학습경험을 살려 쉽게 설명해 도움을 주고자 했다. 다행히 최근 본 칼럼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계속해서 주역해석의 방법론에 대해 학습경험을 공유코자 한다.

 공자십익이해의 기초이론학습측면에서 개괄적인 설명을 끝내고 64괘의 생성원리인 벽괘와 연괘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공자 십익의 서괘전과 설괘전을 이해하려면 벽괘와 연괘의 승강왕래(昇降往來)원칙을 알아야 한다. 다산 정약용도 공자가 해설한 설괘전 내용의 근원을 찾지 못해 고심했다. 오랜 방황 끝에 추이(推移)와 효변(爻變)으로 그 원리를 밝혀내 <주역사전(周易四箋)>을 썼다.

 다산의 추이와 변역을 이해하려면 먼저 경방이 체계화한 12벽괘설과 다산의 14벽괘설을 학습해야 한다. 전한시대 역학자인 경방(京倣)은 다양한 주역해석법을 개발했다. 그는 상수역의 이론과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우번과 동시대 역학자로서 12벽괘설을 체계화했다. 다산은 주역사법에서 경방과 우번의 12벽괘에 뇌산소과괘와 풍택중부괘를 더해 14벽괘설을 주창했다.  12벽괘는 12소식(消息)괘로 불리는데 양이 점차 증가하는 여섯 식괘와 음이 증가는 여섯 소괘를 말한다. 식괘는 지뢰복-지택림-지천태-뇌천대장-택천쾌-중천건으로 양의 세력이 아래로부터 위로 점증하는 과정이다. 양기가 점차 강해지고 음기가 점차 약해지는 양식음소(陽息陰消)이다.

 반면 소괘는 천풍구-천산둔-천지비-풍지관-산지박-중지곤으로 음의세력이 아래에서 위로 점증하는 과정으로 음기가 점점 강해지고 양기가 약해지는 음식양소(陰息陽消)이다. 전자는 단전에서 시승육룡(時乘六龍)이라고 한 건도(乾道)변화의 과정이고 후자는 곤도(坤道)변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벽괘의 변화과정은 사계절의 순환을 차례대로 재현한 것이다(주역사전.방인). 지뢰복괘는 11월괘로 12지지의 자(子)로 시작해 4월 중천건괘 사(巳) 식괘로 끝나고, 다시 천풍구괘는 5월괘로 12지지의 오(午)로 시작해 10월 곤괘 해(亥) 소괘로 끝난다. 연괘(衍卦)는 12벽괘(다산14벽괘)를 제외한 나머지 50괘로 12벽괘는 벽괘 끼리 양양 음음으로 변하지만, 연괘 50괘는 벽괘가 모괘(母卦:군주괘)가 되어 감리(坎離)중심으로 승강왕래 한다.

 이는 벽괘는 연괘로 갈 수 있지만 연괘는 벽괘로 갈 수 없다는 64괘 승강왕래의 대원칙을 의미한다. 이에 벽괘를 모괘라 하고 연괘를 지괘라하여 모괘지지괘(母卦之支卦)라고 부른다. 경방과 우번의 12벽괘와 다산의 14벽괘(모괘)를 50연괘(지괘)와 연결하여 도식화하면 한 괘가 어떤 괘에서 파생되어 생성됐는지 그 원류를 이해할 수 있고, 공자가 설괘전과 서괘전에서 해석한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경방과 우번이 규칙으로 정한 12벽괘와 50연괘의 승강왕래 원칙을 살펴보자. 1양 5음괘의 벽괘(모괘)파생 연괘(지괘)는 모괘 지뢰복괘에서 연괘 사, 비, 겸, 예, 구괘이고, 1음 5양괘는 벽괘(모괘)천풍구괘에서 연괘(지괘)소축, 복, 동인, 대유, 쾌괘로 승강왕래 한다. 반면 다산은 추이설에서 1양괘 벽괘(모괘)를 지뢰복괘와 산지박괘를 묶어 연괘(지괘) 사, 겸, 예, 비괘로, 1음괘 벽괘(모괘)를 천풍구괘와 택천쾌괘로 묶어 연괘 동인, 리, 소축, 대유괘로 분류했다.

 이는 경방과 우번이 간과한 1회 승강왕래의 원칙고수를 위해 뇌산소과와 풍택중부를 벽괘에 포함시켜 특특비상지례의 예외로 정한 것이다. 지면 관계상 2음양괘, 3음양괘의 벽괘와 연괘의 도식은 생략한다. 벽괘와 연괘는 주역 64괘의 종속관계로 십익이해의 길잡이가 되므로 잘 숙지해야 한다 다산이 구명한 추이와 변역을 이해하고 나면 주역해석의 8부 능선에 오른 셈이지만 필자 역시 아직 역부족이다.

 주역해석은 먼저 주효를 찾아 상하괘의 중정과 승리와 승, 호응여부를 파악한 후, 벽괘와 연괘의 승강왕래, 교역, 반역, 변역, 호체ㆍ상의를 궁구하는 복잡다단한 과정의 연속이다. 괘사와 효사의 해석만으로는 깊고 오묘한 주역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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