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블루’를 부르는 무리수들
‘정치 블루’를 부르는 무리수들
  • 경남매일
  • 승인 2020.12.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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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처분까지의

과정은 우울한

정치판을 그대로

그려냈다

코로나 블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나타났다. 올 초에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는 쉽게 꺾일 줄 알았다. 코로나19의 위세가 더 강력해지면서 코로나 블루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는 세상을 많이 바꿔 놨다. 앞으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인류 역사를 정리할지도 모른다. AD와 BC로 나누는 역사의 큰 분수령이 코로나19가 떠맡게 된다면 역사의 아이러니를 곱씹게 될 수도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각국이 백신을 투여하면서 인류의 역공이 시작됐지만 아직 승리를 장담하기 이르다. 올해 온라인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찾은 단어 1위가 ‘팬데믹’이고 2위가 ‘언택트’다. 1, 2위를 포괄하는 게 코로나 블루다.

코로나 블루는 사람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은 원래 돌아다녀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인간의 움직이는 본능이 인류를 발전시켰는데 공헌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사람이 집 안에 머물면서 넷플릭스 영화가 대박을 치고, 화초 가꾸기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집 안에 있으면서 쳐다보는 가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옷장을 바꾸고 앉는 의자가 불편하다고 소파를 새로 들여놓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웃는 업체는 “고맙다 코로나19”라고 매일 인사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에 수많은 소상공인이 열 받는데 큰소리를 지를 수 없어도 고마운 건 어쩔 수 없다.

코로나 블루의 색깔이 짙어 가는데 ‘정치 블루’까지 겪는 많은 사람이 살맛이 없다는 소리를 간혹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처분까지의 과정은 우울한 정치판을 그대로 그려냈다. 검찰총장을 찍어내든 몰아내든 징계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재미보다는 슬픔에 빠져들었다. 진보와 보수 드라마 관객은 반전이 가미된 볼거리라 흥분을 하기도 하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중도 관객은 각본이 잘 짜진 드라마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인위적인 냄새가 폴폴 풍겨 입맛을 다시는 경우가 잦았다.

원래 정치 드라마는 온갖 술수와 전략이 들어있다. 실제 정치 드라마를 보면서 뻔한 스토리를 두고 가식적인 평가를 보면서 정치 블루에 빠지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데 정치 블루에 안 빠질 재간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을 높이 평가하면서 윤석열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그럴 거면 징계위원회서 면직 등 징계를 결정했으면 될 일을 눈치를 보다 징계 수위를 낮춰 놓고 당에서 “집에 가라”고 하는 압박이 참 묘하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웃돌아 코로나 블루가 더 힘을 받는 상황에서 윤석열 총장의 징계 드라마가 끝나지 않고 에피소드2, 에피소드3으로 연결될수록 정치 블루가 팬데믹으로 가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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