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1:17 (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조금씩 해나가자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조금씩 해나가자
  • 영묵 스님
  • 승인 2020.12.16 22: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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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묵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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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정나라가 초나라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기의 상황 속에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회의를 했으나 좀처럼 결론이 나질 않고 있었다. 많은 의견 중에 백성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결과든 좋은 방법이 없냐고 고심하던 때 자사라는 신하는 이렇게 간언했다. “황하의 흐린 물이 맑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사람의 짧은 목숨으로 불가능하니 구원병을 보내준다는 진나라 또한 믿을 수 없는 바. 일단은 조 나라와 화해하여 백성의 안정을 찾기를 원합니다” 자사의 주장에 따라 화해를 신청하였고 나라는 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황하의 맑은 물을 기다리는 어리석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것보다 상황을 지혜롭게 보고 판단하여 대책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고 효과적인 것이란 말이다. 고사성어 중 백년하청(百年河淸)이라는 말이 있다. 백 년을 기다려도 황하강의 물은 맑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자는 말이다.

내가 하는 일을 분별없이 하고는 있지 않은지 ‘남이 하고 있으니 나도 해 봐야지’ 하면서 계획 없는 마음만 앞서서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원하지도 않는 일에 그냥 근성근성 시간만 보내고 있지는 않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나보다 못할 것 같은 사람이 하는 데 나도 해 보자’는 식의 욕심으로 상대를 과소평가하고 무시하면서 시작한 일이라면 결코 좋은 결과는 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그 못난 사람은 끈기와 인내와 성실성으로 오직 자기 할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먼저 알고 인정하면서 나의 일도 정리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학교에서 일등만 하였다고 다 잘 되라는 법칙은 없을 것이며 꼴찌라고 해서 사회에서 못 되라는 법도 없다. 얼굴이 잘생겼어도 모두가 연예인이 되는 것이 아니며 못났다고 유명한 사람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이 다 옳다고 주장하지 마라.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 요즘 나는 이 말을 실로 실감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변하면서 우리 생각하는 상상 이상으로 날로 발전하는 요즈음이다. 아직도 과거에 얽매이며 시대를 거부하고 흐름에 적응 못 하는 어리석음은 버리고 좀 더 넓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큰 그림을 보았으면 한다. 지난 옛것을 거울삼아 자기 자신에 대한 변화 속에서 자기가 찾는 것이 무엇이며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지혜로움을 찾길 바라본다.

대부분 사람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는 가운데 또 다른 사람은 연구하고 추진하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도 두려워하면서 도전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아가는 걸음이 무모한 도전이기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작은 일에서부터 진행했으리라.

작은 아이디어에서 편리함을 찾고 그 편리함에서 더 유용한 방법을 찾으며 오늘의 모든 문명이 변화의 시작이 된 것처럼 그렇게 세상은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말도 고사성어에 있다. 잘못된 판단으로 목적을 이루려고 하였으나 노력을 하여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에 제나라 선왕이 천하를 통일하겠다는 욕심을 품고 맹자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하였다. 그러자 선왕의 속셈을 알아차린 맹자는 이렇게 답변하였다.“뜻은 알겠사오나 천하통일이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그것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뒤따르는 재난은 없으나 무력으로 뜻을 이루고자 하심은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거와 같습니다.”

선지자들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으로 알게 모르게 가르침을 주고 일깨워 주기도 하나 이를 알 길 없는 우리는 그저 세상의 모든 것이 물질에 연관 지으며 자신의 행복의 길도 잊은 채 살아가고는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연일 터지는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에 안정된 모습은 보이질 않고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의 몸부림은 안쓰럽기만 하다. 시내 곳곳 폐업하는 상점들이 뉴스에 나오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타는 목소리에 요즘은 모두 만남도 두려워 눈빛마저 애처롭다. 그래도 희망적인 백신 소식에 그저 간절한 기도 드린다.

연일 오는 안전 문자의 메시지 울음은 일상이 되어 버렸고 혹여나 하는 두려움에 모두가 가슴 졸이는 하루하루다.

의료진들의 고생스러움과 함께 걱정하는 모든 분들에게 그저 고맙고 감사함으로 뜻을 모아 협조하여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길 합장해본다.

왠지 이번 겨울은 더 춥고 어둡게만 느껴지는지. 오늘도 변함없이 두 손 합장하고 국태안녕을 위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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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현 2020-12-18 06:32:57
좋은내용 잘 보고갑니다ㆍ

짜장이 2021-02-10 23:58:31
착실히 주어진 일을 하니씩ᆢㅎ
감사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