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42 (수)
부끄러움을 모르면 미래가 없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미래가 없다
  • 이문석 지방자치부장
  • 승인 2020.12.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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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지방자치부장
이문석지방자치부장

경자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덮어지고 삶의 현장은 팍팍해져 가고 있다. 정치권은 내로남불의 인식이 극치를 보임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이 삶의 현장에서 언행의 실수는 있을 수 있으나 그 실수를 사과할 줄 알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 바른 삶의 지혜다. 어느 사회 원로께서 "스스로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는 남을 이롭게 하고 자신을 이롭게 하는 소원을 발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적어도 자신을 이롭게 하되 타인에 손해를 끼치지 않고 해치지 않는 것까지는 해야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복덕을 증가시키고 참회하는 마음은 죄를 소멸시킨다"고 하신 말씀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막말과 언행 불일치 등의 뻔뻔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이 사람들은 양심이란 게 있는지· 국민들을 얼마나 바보로 아는지· 참으로 개탄스럽고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이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어 우려의 마음이 느껴진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상식적 판단으로 바른 소리 한마디 하면 극렬 지지층이 테러 수준의 질타가 이어지는 현실에 민주주의는 실종돼 가는구나 하는 절망을 느끼게 된다.

이런 와중에 더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 과학자 800여 명을 회원으로 둔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이 얼마 전 "정치가 과학을 뒤덮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는 성명을 발표해 이런 현상이 계속돼 `국가적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정부의 경제성 조작은 믿기 어려운 비과학적 왜곡이며 중국ㆍ미국ㆍ일본 등 세계와 거꾸로 가는 원전 정책을 비난했다.

또한 정모 카이스트 교수도 영국ㆍ미국ㆍ일본 등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저렴한 발전원인 원전을 늘릴 계획을 잡고 우리만 원전을 없애면서 탄소중립을 하겠다는 건 한발을 묶고 경주에 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원전을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데도 한국 과학 기술 최고의 성취 가운데 하나가 원전 기술인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7000억 원을 들여 보수한 멀쩡한 원전을 평가 조작까지 해 폐쇄하고 탈원전 공문서 444건을 인멸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해당 부처를 총리가 찾아가 `적극행정접시`라는 상패를 주고 "힘든 일을 처리해 수고 많았다"고 격려하는 웃지 못할 일을 거리낌없이 하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할지 우려된다.

그리고 최근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와 정부의 무리한 행태를 지켜본 항공대 항공우주연구소장은 검증위원회에 참여한 21명의 교수들을 향해 "내가 같은 교수라는 게 부끄럽다"며 얼마나 실력과 전문성을 갖췄기에 권위 있는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용역 결과를 뒤집냐며 대학원생도 이런 수준의 논문을 내면 졸업 못 한다고 꼬집었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더 큰소리치고 궤변을 늘어놓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 스스로의 개혁과 성찰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된다. 내년부터는 "모두가 고운 말로 좋은 일을 하면 모두에게 좋은 운이 따른다"는 사회 원로의 말씀을 생활 속에 실천해 삶의 현장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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