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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공무원노조, 천막농성의 결과물은
경남도청공무원노조, 천막농성의 결과물은
  • 경남매일
  • 승인 2020.12.0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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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
박재근 대기자

본청과 서부청사, 이원화로 겪는 불편

경남도와 공론화로 비효울적 사안 제거

노사 합의로 도민 행정서비스 한발 진보

 신(神) 내린 공무원이 없는 경남도청, 경남도청공무원노조가 “도민을 위한 도청조직 개편”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44일 만에 노사가 개편을 위한 공론화에 합의, 극적인 타협점을 찾게 됐다.

 어느 정권이든 집권 초, 공직기강을 빌미로 공무원을 겁박하는 ‘줄 세우기’가 다반사인 것과 관련, 공무원이 “영혼이 없다, 바람이 불기도 전에 먼저 드러눕는다”로 회자되지만 경남도는 아닌 것 같다.

 A지방의원이 업체관계자와 함께 업무담당자를 호출해 겁박하고 B고위직의 부당지원요구에 대한 반발 등 복도통신이 나돈다. 이와 달리, 산업부의 모 공무원은 월성원전 1호기 관련, 444건의 자료삭제에 대한 수사와 관련, 감사한다는 정보를 누구에게 받았냐는 질문에 ‘신이 내린 것 같다’는 등 진화(?)된 공무원 한 단면을 엿봤지만 2명은 구속됐다.

 이를 두고 한 평론가는 구속이 되면 정신이 심령학 모드에서 다시 정상과학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경남도청공무원노조의 투쟁은 더 돋보인다. 경남은 도농 복합도시여서 사업추진 부서 못지않게 공해문제, 환경, 농정, 임업 등 이를 관리 지원하는 중요성에도 광역단체 중 유일무이하게 경남도 본청에만 관련 총괄부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도의 민원완성도는 극히 낮다. 도청 14개 실ㆍ국 중 농정국과 환경산림국 등 3개국을 기계적으로 서부청사에 배치한 바람에 도청도 서부청사도 제 구실을 못 한다. 이로 인해 도청은 반쪽, 서부청사는 계륵인 상태다. 이 때문에 도민과 직원불편은 물론이고 불만도 넘쳐났다.

 지난 2015년 12월 17일 서부청사 개청 후 도청과 서부청사는 모양새뿐, 기능면에서는 제로에 가깝다. 물론 전 도지사의 정치적 산물로 치부된다, 하지만 현 도정이 더 정치적이란 것은 취임 후 2년이 넘도록 개혁도정이란 것과는 달리, 도민과 공무원들의 불만에도 역풍을 우려, 도민과의 약속, 행정자치부 승인사항으로 변경불가 등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을 내세워 변경불가론을 폈다. 또 공항업무 등 직제를 두고 경남공항 로드맵과는 먼 거리여서 부산을 위한 조직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350만 도민 중 250만을 차지하는 중ㆍ동부 도민을 위한 도청은 어디 있느냐는 말도 나왔다. 또 오죽하면 도내 전 지역 분산배치 주장이 나올까만 직제개편은 당연했다. 노조는 반쪽인 도 본청, 계륵인 서부청사 운영의 문제점을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중ㆍ동ㆍ서부 등 전 도민이 불편해하는 도청조직을 전체 도민이 원하는 조직으로 개편하는 운동에 나섰다.

 그 결과, 경남도청 직제 이원화로 인한 비효율성을 공론화를 통해 재편키로 한 노사합의는 대도민 행정서비스 측면에서 진일보한 조치다. 노조는 전 실국의 본청배치 후, 서부청사 운영이 원칙이란 것이다. 경남도청공무원노조가 44일간의 천막농성으로 이끌어 낸 도민 위한 조직개편 공론화, 이는 신(神) 내린 공무원 없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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