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도 눈치 보나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도 눈치 보나
  • 이태균
  • 승인 2020.11.30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집권 세력이 총력을 다해 윤석열 검찰총장 쫓아내기에 혈안이다. 아니 윤 총장을 죽이려고 온갖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어 이러한 것이 정상적인 국가에서 일어날 일인지 의심마저 불러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다툼을 오래도록 지켜보면서도 모르쇠로 입을 닫고 있는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청와대의 눈치를 본 것인지 검찰 개혁을 잘하고 있다고 추 장관을 치켜세우니 이낙연 민주당 대표마저 이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혼연일체가 돼 전 정권의 적폐청산때는 윤 총장에게 박수를 보냈는데 지금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미니 되레 윤 총장을 토사구팽하려고 안달인 것이다.

며칠 사이에 추 장관이 강행한 일을 보면 마치 정부가 법과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고 군부가 혁명을 한 후 계엄 상태로 가는 수순이다. 장갑차와 기관총이 보이지 않을뿐 정부 여당의 광기와 무리수에다 국민을 호도하는 변명들은 유신 독재 말기보다 덜하지 않아 보인다. 추 장관의 칼춤 뒤에 숨은 대통령의 침묵은 또다른 방식의 편가르기가 아닌가.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마땅하다. 이제 문 대통령 임기도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윤석열 총장의 치솟는 대선 후보 지지율은 현 정권을 응징해야 한다는 국민의 뜻으로, 문 대통령도 퇴임 후가 걱정이 안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퇴임 후를 대비해 만들었던 `일해재단`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보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민심을 얻지 못한 인위적인 퇴임 후의 안전장치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봄에 좋은 씨를 뿌려 잘 가꾸면 가을에 알찬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것이 지연의 이치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진보ㆍ좌파에 대한 정치적인 빚 때문에 탄탄하게 지지 세력을 다지고 그들에 대한 보은을 위해 편가르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결국 문 정권에서도 새로운 적폐가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윤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수사를 시작하자 당황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윤석열을 속히 찍어내지 않으면 마치 정권 비리라도 들통날 것으로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한다.

현재 수사가 부진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은 집권 세력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추미애 장관이 공개를 결사반대했던 검찰 공소장엔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고 명시돼 있다. 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피고인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 참모들이 대거 나섰다는 공소장이 맞다면, 대통령도 탄핵 대상이 될 것이다.

원전 폐쇄 정책은 이보다 더 폭발성이 클 수도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력을 다해 지켜낸 감사원의 원전 감사보고서는 대통령의 행위가 두 차례 적시돼 있다. `대통령이 월성1호기의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질문했다`는 대목이다. 문 정권의 탈원전 정책은 단순히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혈안이 된 북한과 대치하는 우리가 김정은 앞에서 우리의 핵개발 잠재력을 스스로 말살시킨 것과 다름없다.

생전 경험하지 못한 작금의 국정 운영을 보면서 국민은 숨이 막히는 상황이다. 추 법무장관이 윤석열 찍어내기를 보고해도 문 대통령이 가만히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만해도 무섭다. 작금에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볼 때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조연인지 주연인지 헷갈린다. 이제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로서 침묵을 끝내고 흐트러진 국론과 민심을 수습해야 할 시점이다. 국론 분열을 방기하는 것은 이적행위와 같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