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5:42 (화)
경험하지 못한 `혹한`이 온다
경험하지 못한 `혹한`이 온다
  • 김용락 사회부 기자
  • 승인 2020.11.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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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락 사회부 기자
김용락 사회부 기자

남극의 겨울은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이어지고 블리자드라 불리는 눈폭풍이 불어 최대 영하 80도가 넘는 강추위가 지속된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사람 간 교류가 평소보다 더 줄어들 올겨울, 우리 지역 취약계층이 느낄 추위는 이와 같지 않을까.

지난 2월 국내에 들이닥친 코로나19는 2~3월 `1차 유행`과 8월 `2차 유행`에 이어 11월 `3차 유행`까지 발생하며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일일 확진자는 지난 23일을 제외하면 최근 6일간 3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일 확진자 1000명 발생도 머지않았다고 예측한다. 겨울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예고됐고, 일상 공간에서의 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 상황은 좋지 않다. 11월에만 15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한 주간 일일 확진자는 평균 12명을 넘어섰다. 제사 모임, 친목 모임, 일가족, 경로당, 중학교 등 지역감염 사례도 다양하다.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하동에서도 무더기 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22일은 도내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치료 중 숨지기도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주 앞두고 있으며,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모임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 걱정인 것은 힘들게 겨울철 추위를 견뎌내야 할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 발생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옅어졌다. 올 상반기 홀로 죽음을 맞이한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다. 도내에서 지난 5월 발생한 창녕 10세 여아 아동학대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사각지대에서 생긴 끔찍한 사건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현황에 표시되지 않는 피해자일 것이다.

집단생활을 하는 남극 펭귄들은 허들링을 통해 한겨울 추위를 견뎌낸다. 수백 마리의 펭귄은 바람으로부터 체온을 지키기 위해 원형으로 겹겹이 서서 서로에게 붙어 겨울을 견뎌 낸다. 대열 가장 밖 펭귄들이 지치면 안쪽 대열의 펭귄들이 밖으로 나가 교대하는 배려도 보인다.

체온 유지가 가장 중요한 포유동물에게 추위는 최대의 적이다. 사람은 육체적인 체온 유지에서 더 나아가 마음의 체온도 유지돼야 한다. 코로나 사태에 홀로 지내며 발생하는 우울증, 무기력증 등 코로나 블루 극복이 절실하다.

사람도 집단생활을 하는 무리 동물이다. 펭귄의 허들링을 참고해 이웃 간 관계망을 촘촘히 해 코로나19 속 차갑게 식어 가는 마음의 체온을 서로에게 전달해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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