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마지막 낭만파 건달의 ‘빚’ 갚는 선행의 길
통영 마지막 낭만파 건달의 ‘빚’ 갚는 선행의 길
  • 임규원 기자
  • 승인 2020.11.17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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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청 공원녹지과 공무직으로 근무하는 방준호 씨.
통영시청 공원녹지과 공무직으로 근무하는 방준호 씨.

공원녹지과 공무직 근무 방준호 씨

이웃돕기ㆍ시설 보수 등 꾸준한 봉사



학창 시절 오로지 전국 최고의 건달, 오야붕이 되는 꿈을 꾸면서 살았던 파이터 주먹이 27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감동을 준다.

통영시청 공원녹지과 공무직으로 근무하는 방준호 씨(50)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박봉을 털어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장애시설 보수 등에 앞장서고 있는 것을 비롯해 어려운 공익요원 돕기, 공공근로 희망근로자 간식 제공 등 마음이 가는 곳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다. 미륵산 으슥한 등산로도 그의 땀이 배어 있다.

최근에는 진주ㆍ창원ㆍ통영ㆍ전주교도소에 불서를 기증하는 일도 시작했다. 이 같은 선행은 지난 2018년 통영시의회 강혜원 의장의 표창장을 수상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강석주 통영시장, 청년회의소 대상, 이판호 통영시재향군인회장의 선행공무원 표창장도 수상하기도 했다.

나열할 수 없이 이어지는 그의 선행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근무현장에서 목격하면 곧바로 몸을 움직이게 되는 진정 봉사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별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단다. 집안에서 자신만 통영에서 대학을 졸업했지 형제들은 서울의 유수한 대학출신이고, 삼촌 고모, 사촌형제들까지 학벌이 쟁쟁하다.

어린 시절 수호지에 빠져 108영웅호걸들을 흠모하게 된 것이 엉뚱한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고교는 태권도 특기생이었지만 이미 중2때부터 건달생활에 빠진 그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는 학창 시절 건달생활을 하면서도 불량배에게 곤경을 당하는 여학생을 구해주고, 관광나이트에서 불량배들과 8대 1로 싸워 시민을 구해줬다는 무용담을 털어놓는 것을 보면 협객의 기질이 느껴질 정도다.

마침내 국회의원 선거 폭행사건, 조계사 사태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그때를 회상하며 지금쯤 저승에 있거나 교도소 독방에 있어야 할 운명이라면서 참을 ‘인’자와 착할 ‘선’자를 되새기며 혹독하리만큼 선행으로 속죄를 갈구하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비록 지금은 공무직 공무원 신분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이제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방덕포 할아버지가 통영고, 통영여고에 덕포도서관을 기증하셨던 것만큼 선행의 족적을 남기는 울림이 있는 삶을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다.

보험, 저축, 내 집도 없이 살지만 선행을 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가 없다는 그의 고백은 가식을 넘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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