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9:00 (금)
2층에서 무슨 일이
2층에서 무슨 일이
  • 오형칠
  • 승인 2020.11.16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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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칠 수필가/약사
오형칠 수필가/약사

우리 아파트 정문 오른편에 상가가, 왼편에는 게이트볼장이 있다. 지금은 영어학원이지만, 20여 년 전에는 수입품 가게였다. 어제 아침에도 가게 앞을 지나면서 20여 년 전 일이 떠올랐다.

"여보, 2층 가게 100만 원짜리 수표 사건 생각나?", "어떻게 된 거야?"

상가 2층에 수입 주방용품 가게가 생겼다.

어느 날 아침, 아내는 예쁜 꽃 그림이 있는 프랑스산 냄비 세트를 샀다. 일주일이 지나갔고 혹시 신상품이 들어왔나 싶어 다시 가게를 들렀다. 주인과 제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중년 여자 두 사람이 가게에 들어와서 가격을 물어보고 사라졌다.

다음 날 아침, 아내에게 모르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수입품 가게 주인이었다. 주인은 일어났던 일을 설명했다. 어제 왔던 여자 중 한 사람이 오늘 아침에 와서 14만 원짜리 수입 밥솥을 달라고 했다. 주인은 귀한 손님이라 밥솥을 포장해 줬다.

여자가 말했다. "아, 100만 원짜리 수표밖에 없어요" 주인은 이른 아침이라 바꿔 줄 돈이 없었다. 여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현금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면서 100만 원짜리 수표를 아는 동생한테 바꿔서 오겠다고 했다.

가게 주인은 어제 옆에 있던 아내를 아는 척하던 여자가 생각나 그렇게 하라고 했다. 주인은 아내가 여자의 아는 동생인 줄 알았고, 30분이 지났지만,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 사기다" 주인은 사기인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유튜브 `어썸 코리아`를 보면 외국인들은 한국인을 대단한 나라로 본다. 한국 사람은 정직하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치안이 최고며, 살고 싶은 나라라고 했다. 30년 전에는 그와 같은 사건들이 많았다. 그때 한국과 지금 한국은 다르다.

갑자기 두 여자가 궁금했다. 가게 주인과 사기한 여자 둘 다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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