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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주역이 어렵다고만 할까 ②
왜 주역이 어렵다고만 할까 ②
  • 이광수
  • 승인 2020.11.15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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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주역 상경30괘와 하경34괘는 각 괘의 명칭이 있어서 괘명을 알아야 괘를 해석할 수 있다. 괘 이름은 괘상에 괘의 뜻을 나타내는 계사를 붙여서 읽는다. 예를 들면 소축괘(小畜卦)는 풍산소축이라고 읽는다. 바람을 상징하는 상괘 풍(風)과 하늘을 상징하는 하괘 천(天)인 풍천에 괘상의 의미를 담은 `조금씩 모이는 상`이라는 계사 소축을 붙여서 부른다. 따라서 괘의 형상을 보면 괘상을 떠올리고, 그 다음 괘의 의미를 뜻하는 계사를 더해 00괘라고 칭한다. 점을 처서 8괘의 수(數)가 나오면 그 수에 맞게 괘명과 괘상이 뜻하는 의미를 떠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상괘의 수가 3이고 하괘의 수가 6이면 3/6으로 상괘가 리화이고 하괘가 감수니 화수미제(火水未濟)괘가 된다. 여기에 상하괘의 수를 합하여 6으로 나눠 남는 수가 변효의 수가 된다. 물론 점치는 방법에 따라 상괘, 하괘, 변괘로 다르게 작괘 하기도 한다. 본괘 화수미제괘에서 6효 변한 괘를 지괘, 변괘, 결과괘라 부른다.

앞서 언급한 것은 가장 기초적인 괘명 붙이기 설명이지만 초심 학역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내용이기도 하다. 무조건 괘사전이나 64괘 해설서만 읽으면 주역에 도통할 줄 알지만 숫자만 봐도 괘의 형상(괘상)과 괘가 상징하는 의미(괘사)가 무엇인지 알려면 반복해서 작괘를 해보고 64괘의 괘상과 계사가 저절로 기억 되도록 연습해야한다. 64괘의 괘명을 억지로 외우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서 주역공부에 금세 흥미를 잃고 만다. 공부에 기초가 튼튼해야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괘를 그릴 때는 아래로부터 시작하지만 괘를 읽을 때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읽는다. 풍↓천→소축 그리고 상괘와 하괘가 같은 괘는 무거울 중(重)자를 붙여 건(천) 태(택) 이(화) 진(뢰) 손(풍) 감(수) 간(산) 곤(지)괘가 중첩된 중천건, 중수감 식으로 읽는다. 어떤 역서에는 중천건괘를 건위천(乾爲天)으로 읽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건이 하늘이 된다.`는 뜻으로 의미해석이 맞지 않다. 같은 상괘와 하괘가 중첩되어 있을 뿐이다. 효의 명칭은 그 효의 재질과 위치에 따라 붙여지므로 잘 숙지해야 한다. 위치에 따라 명칭은 아래로부터 초,2,3,4,5,상이 되고, 재질에 따라 양효가 구(9) 음효가 육(6)이 된다. 이는 양효와 음효의 대표수로서 명리학에서 말하는 생수(生數)와 성수(成數)의 원리와 같다. 자연수 1~10 중 1~5는 생수이고 6~10은 성수로 양수를 9로 한 것은 생수1+3+5=9이고, 음수는 2+4=6이기 때문이다. 주역에서 구와 육에 관해서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지면관계상 생략 한다.

이처럼 육효의 명칭은 아래초효(1효)부터 상효(6효)까지 음. 양에 따라 육과 구를 붙여서 호칭한다. 예를 들어 화뢰서합괘는 초구, 육2, 육3, 구4, 육5, 상구 순으로 읽는다. 왕필, 공영달, 한강백 같은 의리학파는 초효와 상효는 음양의 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육효의 위치에 따라 삼재(三才)로 나뉘는데 초효와 2효는 지(地), 3효와 4효는 인(人), 5효와 상효는 천(天)에 해당한다. 이는 공간적인 분류이고 시간적인 분류와 존귀비천 등의 관점으로 그 상징을 표시한다. 사건의 경우 초효는 발단, 2효는 전개, 3~4효는 위기, 5효는 절정, 상효는 결말을 뜻한다. 지위로 보면 초효 서민, 2효 선비, 3효 대부(중하위벼슬아치)4효는 경(정승판서 고위급), 5효 군주, 상효는 은퇴한 군주나 사장, 가장을 의미한다. 효의 위상에 따른 강유(剛柔)와 중정(中正)에 대해서는 기 설명했기에 보충적인 부분만 애기한다. 구3효의 경우 양효가 양위에 있는 정이지만 이는 중강으로 너무 지나치게 강하다. 초구와 구5는 초효와 상효는 지위가 없는 자리이므로 초구의 중강은 문제가 되지 않고, 구5효는 중을 겸하기 때문에 지나치지 않다. 정응은 길하고 불응은 흉으로 본다. 승리(承履)는 길하고, 음이 양위에 있는 승(乘)은 불길한 징조로 해석한다.

이처럼 주역해석의 가장 기초가 되는 괘와 효의 공간적 시간적 위치, 음양의 승리(承履)와 승(乘), 중정(中正)과 강유(剛柔), 정응과 불응의 기초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하고 나면 주역공부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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