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白髮)의 시간 동안
농연이 숨어있는 화염 속
비명소리 절규하는 소방차에서
고독이 밀려오는 대문 밖
신음소리 울부짖는 구급차에서
어둠이 내려앉은 산중턱
외침소리 흘러나는 구조차에서
가슴 떨리우며 지나온 시간들
지금 이 밤이 흐르면
아직도 마음속엔
그 시간이 맴돌고 있겠지만
때로는 멍에를 짊었던 고통과
감격에 벅찼던 흥분에
잠 못 이루는 날들도 있겠지만
오늘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은
남겨진 후배들에게
미루어 놓으시고
또 다른 장소와 시간 속에서
라일락, 젊은 날의 추억을 가득 안고
시름에 잠들지 않기를 기도(祈禱)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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