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사색회 창립전
14일까지 `김해 장유 란갤러리`
김란ㆍ곽혜정ㆍ배지연ㆍ신한형
4인 4색의 37점 작품 매력 발산
시민 위한 그림 선물 행복 메시지
김해 시민들에게 그림 보는 행복을 선사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1회 사색회 창립전`이 장유 란갤러리에서 그림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장유계곡 대청천의 물소리를 배경 음악으로 란갤러리 공간에는 4명 작가의 작품 37점이 뚜렷한 4가지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4색 매력을 채우고 있는 작가는 김란, 곽혜정, 배지연, 신한형이다. 이 4명의 작가는 "당신은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당신 삶의 사명이다"라고 말하면서 작품을 걸었는데 갤러리를 찾는 관람객은 작품 보는 재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초콜릿 상자에 든 다양한 맛의 초콜릿 가운데 어떤 걸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듯이, 이번 전시회에는 어떤 행복을 주는 그림을 선택할까 라는 기분 좋은 망설임이 배어난다. 김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네 작가가 서양화, 한국화, 추상화, 한지화로 포장해 내미는 달콤하고 새콤한 종합선물을 지면에 소개한다.
절제된 붓놀림이 주는 원숙미
사계절의 변화서 추억 발견
김란 작가(48)는 유화 작품을 선보여 그림 보는 진한 행복을 선사한다. 작품 `사계-봄`, `사계-여름`, `사계-가을`, `사계-겨울`을 한자리에서 보는 건 행운이다. 작품을 통해 네 계절을 느끼며 세월의 흐름을 추억하면서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다. 화사한 봄꽃에서 따뜻한 행복에 젖다가 여름의 시원한 강물을 대하면서 한여름의 꿈을 그릴 수 있다. 가을이 그리는 스산한 공기를 들이 마시다 겨울이 내려앉은 화폭에서 잠시 인생의 뒤안길을 떠올린다. 김 작가의 유화에는 절제된 붓놀림이 주는 원숙미가 있기 때문에 작품 감상에 깊이 들어갈 수 있다.
한국화 분채의 아름다움 넘쳐
화폭의 몽환 세계 매력 무한
곽혜정 작가(54)의 작품에 서면 몽환의 세계에 빠진다. 화폭에서 펼치는 가을 색깔은 신비로움을 더하고 마음에선 순간 허망한 기분이 일어난다. 퇴색한 색깔에서 황량한 바람이 일어나지만 작품에 더 깊이 들어가면 무한한 생명 사랑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간 내면의 고뇌를 뿌려놓은 작품은 볼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곽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분채 특유의 기법을 살려 작품을 정갈하게 표현했다. 파스텔 색조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이 주는 행복은 작품 앞에 서면 누구든 느낄 수 있으리라. `가을 사랑`, `가야의 숨결`, `사색Ⅰ`, `사색Ⅱ` 등의 작품은 행복을 선사하는 가을의 지고지순의 전령사다.
곽 작가는 "현대 미술은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술 전공자가 아니면 작품의 의도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통 사람들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작품은 마음 치유의 힘이 있기 때문에 예술가는 작품을 통한 사회적 역할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욕심 없는 자연이 펼쳐진 작품에서 뿜어 나오는 메시지가 무한히 좋다. 이번 전시회에서 쉽게 접근해서 마음이 행복해지는 작품에 초점을 뒀다"고 말한다.
선의 아름다움이 화폭 가득
독창적 한국 추상화의 세계
건축사인 배지연 작가(54)의 작품에는 선의 아름다움이 화폭에 넘친다. 이 선은 도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몬드리안의 이지적인 추상이 염색한 명주 천과 삼베로 표현돼 한국 규방 공예를 현대적 감성으로 변화시켜 놓았다. 전통 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추상화를 선보인다. `조각보, 추억길을 걷다`에서는 천연 염색한 옥사(玉絲ㆍ명주실), 노방(蘆坊ㆍ명주)을 사용해 차가운 도시 이미지를 보면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청산도`과 `하얀가시꽃`은 삼베를 소재로 신선한 추상의 세계로 빨려들게 한다.
배지연 작가는 "갱년기를 지나면서 취미로 작품을 만들고 작품전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힘을 많이 얻었다"며 "앞으로 계속 작품에 매진하면서 한국적인 추상화의 세계를 폭넓게 펼쳐가고 싶다"고 말한다.
한지의 매력에 깊숙이 적어
콜라주 기법의 섬세함에 감탄
신한형 작가(66)의 작품 `보랏빛 계절`을 만나면 한지의 매력에 깊숙이 젖는다. 신 작가는 서양화로 작품 세계를 그리다 한국화의 아름다움에 천착했다. 신 작가는 염색 한지를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하면서 한국적이고 소박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인다. `수국`, `코스모스`, `동백`에서 발산하는 손맛은 부드럽고 은은하다. 붓의 터치를 넘어선 손끝의 섬세함은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특히 `동백` 앞에 서면 강력한 붉은색은 마음에 긴장감을 주면서 순간 감동의 희열을 맛보게 한다.
신한형 작가는 "한지의 무한한 매력은 작품을 할수록 더 뚜렷해진다. 한지를 뜯어 붙이는 작업은 작은 몸짓이지만 펼쳐지는 세계는 무한을 담는다"고 말한다.
오는 14일까지 작품 감상 초대
4인 4색의 매력을 풍기는 `사색회 창립전`은 4명의 작가가 서로의 작품에 매력이 이끌리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리로 연결됐다. 신한형 작가는 2018년 말 `국제미술교류회전`에서 배지연 작가의 작품을 보고 반했다. 작품을 통해 서로 간의 이끌림이 사색회 첫 전시회로 열매를 맺었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 의도는 사색(思索)을 통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표현을 공유하고, 사색(四色)의 다른 개성을 품은 작품에 새로운 활력과 감동을 입히는데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사계(四季)처럼 뚜렷한 4개의 색채를 세상에 알리려는 마음에 있다.
김란 사색회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삶에서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를 전하는데 있기 때문에 작품 한 점 한 점에서 흘러나오는 행복의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이 찾기를 소망한다"며 "대청계곡 대청천이 흐르는 옆에 가장 `장유스러운` 공간에서 만나는 작품은 이웃 주민들에게 행복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색회 작가 4명의 향후 계획은 뭘까. 이들의 계획은 소박하면서도 거창하다. 작품의 매력을 풍겨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하고 기회가 되면 해외에 한국 색깔을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한국적 추상을 더 넓은 세상에 물들이고 싶다는 계획은 작가로서의 열정이 식지 않고 유지될 때 만개할 것으로 4인의 작가는 믿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14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