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0:30 (토)
소셜 동영상, 너 좀 건전해지자
소셜 동영상, 너 좀 건전해지자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0.11.04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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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3년 전쯤 한 소셜 미디어 동영상 크리에이티브 양성 교육을 받았다. 당시 느낀 감정은 참으로 씁쓸했고 또 좌절케 했다. 한마디로 잇속 추구만 하는 것 같았다.

 수강 전까지는 소셜 동영상은 TV처럼 바보상자가 아닌 뉴스와 지식의 보고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나의 고매하고 고루한 생각임을 한순간에 깨우쳐 줬다. 소셜 동영상은 내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 산업과 상업 영역에 있었다. 동영상으로 돈을 번다는 것보다 뉴스와 지식, 일상을 나누는 소소한 소일거리로 또 공익적이리라는 생각에 천착했던 내 모습이 바보스러웠다. 전파는 사회적 공기, 공익적이어야 한다는 언론ㆍ방송관이 한심하게 했다.

 유명 동영상 사이트 모자를 눌러 선 강사 역시 유명 채널 운영자였다. 성공한 동영상 채널 운영자로부터 전해 듣는 달콤한 소셜 동영상 성공기는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러나 강의가 시작되자 이내 무너졌다. 최종 크리에이티브 과정은 수강생 절반만 선발된다고 했다. 1주일가량 자신의 동영상 채널에 영상을 많이 올리는 수강생 순으로 선발한다며 선배들은 100건 가까이 올렸다며 분발을 부추겼다.

 장르와 주제 선정 때부터 탈락이 예고됐는지도 모른다. 가당찮게도 플라스틱을 줄이고 지구를 살리는 캠페인성 콘텐츠를 만들겠다며 카메라 앞에 섰다. 소셜 동영상 시장에서 공익적인 콘텐츠는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많은 운영자가 먹방, 여행, 심지어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동영상에 집착하는 것만 봐도 가늠할 수 있다. 콘텐츠 양과 조회 수로 평가받고 보상받는 철저한 산업ㆍ상업화된 소셜 동영상 시스템과 속성을 크리에이티브 교육 현장에서 뼈저리게 깨달았다.

 초상권 문제로 불특정인을 화면에 담을 수 없는 제약 때문에 먹방 등 나 홀로 방송이 성행하고 있다. 나 역시 항공사 탑승객 달성 기념 행사장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지 못했다. 여행객들의 초상권 문제 때문이다. 초상권 침해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소환돼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근래에 들어서 처벌이 강화됐다. 결국 `플라스틱 줄이기`는 비공익적인 볼거리에 밀리게 될 게 뻔했다.

 1주일 내 100건의 콘텐츠 생산도 어려웠다. 소셜 동영상 콘텐츠의 영상은 길이가 길든 짧든 상관없다. 한마디로 콘텐츠는 돈이다. 꼭지가 많아야 돈도 된다. 선정적이거나 퇴폐적, 가짜 뉴스 같은 사회의 악과 같은 영상물을 배격하고 건전한 영상 콘텐츠 활용을 위해서는 자정 기능과 국가기관의 제재가 요구된다.

 인플루언서 등 유명 동영상 운영자는 협찬을 받고서도 상품 사용 후기를 올려 기만하고 이득을 취하는 등 추락한 상도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N번방 등은 사회에 해악을 주고 있다. `내돈 내산`이 등장해 자정에 나서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최근에는 11살 초등학생이 어머니 손전화로 한 라이브 방송 앱에 들어가 1억 3000만 원을 BJ들에게 후원 결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손전화가 어머니 통장과 연동돼 결제가 가능했다고 한다. 초등생은 좋아하고 존경하는 BJ에게 후원회장 대우를 받고 싶다는 생각에 다이아몬드(별풍선)를 마구 쏘았다고 한다. 미성년자에게 결재를 유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마치 N번방을 연상케 하는 성 착취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 가족은 라이브 앱 업체와 구글 본사, 방통위 등에 호소 했으나 다들 아이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서 환불 불가 등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가족으로부터 사정을 전해 들은 BJ들 중 4000만 원을 후원받은 한 명만 빼고 모두 환불 해주겠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철이 없는 11살 소녀를 부추겨 전세보증금까지 챙기는 BJ의 몰염치한 행동과 반사회ㆍ비정상적인 동영상 업체와 운영자는 이제부터 제재 해 `아기상어`와 같은 건전한 소셜 동영상이 되게 해야 한다.

 소셜 동영상, 이제 너 좀 건전하면 안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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