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대여와 법률문제
명의대여와 법률문제
  • 김주복
  • 승인 2020.11.0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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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복 변호사
김주복 변호사

 일상거래에서 우리는 타인 명의로 거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명의자가 타인에게 자신의 명의로 거래하는 것을 허락한 경우를 `명의대여`라고 하고, 명의자의 허락이 없는 경우라면 `명의도용`이라고 한다. 불법인 명의도용은 물론이고, 명의대여도 비정상적인 거래 행위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일상거래 현실에서는 신용불량자가 거래 행위를 하려거나 조세회피, 강제집행면탈 등을 위해 타인의 명의로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필자가 상담한 사례 중에는 친인척관계나 특별한 지인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명의로 거래하도록 허락했다가 파산 신청에 이르거나 형사고소를 당한 경우도 많다. 파산 신청을 해도 조세책임이 면제되지 않거나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면 명의를 대여해 준 사람들의 처지는 참 안타까워진다. 명의를 대여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법률적 문제가 생기는지 살펴보자.

 먼저, 타인에게 `사업자등록명의`를 대여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명의대여자는 상거래법상 어떤 책임을 질까? 상법(제24조)은 명의대여자의 책임으로,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 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이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영업주로 오인해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거래한 제3자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증대한 과실로 몰랐던 경우는 명의대여자의 연대 책임이 면제되긴 하지만, 이때 거래한 제3자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는 점을 책임 면제를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증명해야 한다.

 이 경우, 조세와 관련해 명의대여자는 어떤 책임을 질까? 이는 과세를 명의자(명의대여자)에게 할 것인가, 실질소득자(명의차용자)에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서, 세법상 `실질과세의 원칙(실질소득자과세의 원칙)`의 적용 문제이다. 국세기본법(제14조 제1항)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실질과세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조세실무에서는 실질과세원칙에 대한 예외를 규정함으로써, 명의대여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이 실질 소득자가 아니라 명의자에 불과함을 증명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사업자가 부담하는 4대 보험료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한편, 조세범처벌법(제11조)은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 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타인의 성명을 사용하여 사업자 등록을 하거나 타인 명의의 사업자 등록을 이용하여 사업을 영위한 자(명의차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이를 허락한 자(명의대여자)는 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다음으로 타인에게 `금융계좌명의`를 대여하는 경우도 빈번한데, 전자금융거래법(제6조 제3항, 제49조 제4항)은 `누구든지 접근매체(예금통장,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접근 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금융계좌 명의대여는 최근 많이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대표적인 범행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처벌 수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타인에게 `부동산등기명의`를 대여하는 경우(명의대여자= 명의수탁자, 명의차용자= 명의신탁자)도 종종 있는데,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제3조, 제8조, 약칭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명의신탁약정 및 그로 인한 등기를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 사법적 효력에 관해 원칙적으로 무효로 규정하고, 예외적인 경우(종중, 배우자, 종교단체의 특례)에만 유효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부동산실명법(제5조, 제6조, 제7조)은 금지되는 명의신탁인 경우 명의신탁자에게는 행정관청이 해당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 및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한편, 형사처벌로 명의신탁자에게는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명의수탁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전한 명의대여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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