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9:15 (목)
겨울 무
겨울 무
  • 김진옥
  • 승인 2020.10.29 0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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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옥
김 진 옥

흰 무 조각 넣고 끓인 말간 국물 맛나고

무딘 칼로 쑹쑹 썰어놓은 무채

빨갛게 고춧물 들여 새콤달콤 무쳐놓음 별미

흰 몸뚱이 알뜰히 제 쓰임 다하고

푸릇한 자투리 고민스럽다

밤사이 싹을 틔웠다

버리려던 손길이 주춤하다

모두 내어주고 남은 작은 몸

미련스레 피워낸 정성

물 담은 그릇에 놓아 눈길 닿는 곳에 둔다

몇 번을 잘라도 싹을 두는 자투리

언제까지 틔우려나

어느 아침 쭈글쭈글 마른 무 조각에 자라다 만 시든 잎

홀가분한 마음으로 버리고 돌아서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 호: 我蓮(아련)

- 진주 출생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5)

- 김해 文詩 문학회 회원

- 장유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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