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무 조각 넣고 끓인 말간 국물 맛나고
무딘 칼로 쑹쑹 썰어놓은 무채
빨갛게 고춧물 들여 새콤달콤 무쳐놓음 별미
흰 몸뚱이 알뜰히 제 쓰임 다하고
푸릇한 자투리 고민스럽다
밤사이 싹을 틔웠다
버리려던 손길이 주춤하다
모두 내어주고 남은 작은 몸
미련스레 피워낸 정성
물 담은 그릇에 놓아 눈길 닿는 곳에 둔다
몇 번을 잘라도 싹을 두는 자투리
언제까지 틔우려나
어느 아침 쭈글쭈글 마른 무 조각에 자라다 만 시든 잎
홀가분한 마음으로 버리고 돌아서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 호: 我蓮(아련)
- 진주 출생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5)
- 김해 文詩 문학회 회원
- 장유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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