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하루를 온전히 싣고
지하철이 초승달 떨고 있는
하늘을 가르고 나아갈 때
뒤따라오던 바람 어둠을 조각내며
오늘의 일기장을 속눈썹으로 쓰고 있는
몸뚱이를 흔들며 깨운다
북쪽의 세간 골목마다 부려놓고
미세한 가로등 굴곡진 빛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벤치 위 먼지를 손바닥으로
쓸어 보다가 가공할 아파트 불빛에 지쳐
실처럼 가늘어진 온천천 수양버들 아래
몸을 숨기며 다리 밑 바람같이 외로운 나그네와 쑥덕쑥떡
- 김해 출생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5)
- 문학세계 문인회 정회원
- 김해 文詩 사람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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