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가 그린 부울경 메가시티, 지향한 것은
도지사가 그린 부울경 메가시티, 지향한 것은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25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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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경남 도민들은 도지사가 그리는 그림에 민감하다. 도정을 넘어선 그림을 그릴 때면, 정치적 부침을 달리한 기억 때문이다. 대권에 성공한 경남 DNA때문인지, 민선 이후 역대 경남지사들은 대권 도전용 그림을 자주 그렸다.

 집토끼(경남 도민)를 넘어 산토끼(부ㆍ울ㆍ경, 영남권) 표심을 잡겠다고 그린 그림이 동남권의 부ㆍ울ㆍ경 또는 영남권을 묶는 메가시티였다.

 그런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도민들은 도지사 취임 2주년 때 `메가시티`란 그림을 발표한 후, 경남도청은 그 그림자가 아른거리고 도민들의 웅성거림도 들린다.

 당내 최대세력인 친문진영의 적자(嫡子)인 경남도지사가 다음 달 6일 불법 여론조작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회생할 경우 대선 판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과 맞물리면서 메가시티는 추진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경수 지사가 꺼낸 메가시티 카드는 수도권 블랙홀에 대응하려는 만큼 합당하다. 하지만 부ㆍ울ㆍ경에다 영남권 신경제구상은 전 지사들의 단골메뉴였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전 도지사들의 메가시티 전략은 수도권에 견줄만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 있었겠지만 수도권에 버금가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정치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읽혔다. 이 경우, 경남 우선이 아닌 부산 중심의 메가시티 추진이었지만 허울 좋은 모양새에 그쳤고 산토끼는커녕 집토끼마저 호응도가 낮아 도정에너지만 낭비한 사례를 감안해야 한다.

 이런 논란에도 김 지사는 부ㆍ울ㆍ경의 800만에 더해 대구ㆍ경북 등 1300만을 아우르는 영남권 메가시티 추진도 내비쳤다.

 이와 다르게 대구ㆍ경북, 광주ㆍ전남 등 타 시ㆍ도는 초광역 행정 구역 통폐합에 우선한다. 광주ㆍ전남은 행정 통합을 위한 준비단을 구성했고 메가시티로 권역 발전을 꾀하자는 충청권도 다를 바가 없다. 대구ㆍ경북은 시ㆍ도민 호응과 함께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현 정부 한국판 뉴딜도, 메가시티도 역동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동남권 메가시티`로 지역균형 뉴딜에 방점을 찍었다. 더딘 초광역화 통폐합보다 발전 플랜이 우선이란 입장이지만 호응을 얻지 못한 역대 도지사들의 실패 사례만큼,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지 않으려면 선언이나 구호보다는 중ㆍ단기 계획 등 지방분권의 발전 청사진이 그려져야 한다.

 또 행정구역 통폐합 없이 부산을 축으로 한 메가시티 전략은 부산이 경남을 변방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생활ㆍ경제로 연결된 거대 도시 파리, 런던, 도쿄, 뉴욕 등은 낙수효과로 공동 번영을 꾀한 메가시티다. 행정구역ㆍ지역이기에 집착하는 우리와는 결이 다른 그림이다. 아무튼 다음 달 6일 김 지사에 대한 공판 결과는 맑고 흐름의 교착점인 경남 도정이 정국의 한 복판에서 또 한 번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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