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08 (수)
의령의 `1년` 책임질 올바른 마음가짐은
의령의 `1년` 책임질 올바른 마음가짐은
  • 변경출 지방자치부 국장대우
  • 승인 2020.10.1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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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출 지방자치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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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두 전 의령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1년짜리 군수` 자리는 `1년`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무공천으로 치러질 경우의 지역 민심의 향배를 알 수가 있고, 나아가 2022년 경남 지방선거의 결과를 예단해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감투`를 쓰고 짧은 1년 간 군민에게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되는가도 중요하겠지만 전초전급인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의 정확한 여론조사가 될 것이라는 점과 1년에 불과해도 따라붙을 `군수` 직함은 그 의미가 크다. `1년짜리 군수`라지만 `5년짜리 군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2016년 보궐선거 때 김해시장직에 올라 2020년 재선에 성공해 결국 6년을 `김해시장`으로서 앉아있게 됐다.

 국민의당의 텃밭인 이 지역에 국민의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 작은 지역에 벌써부터 10명의 후보가 출마표를 던지고 있다. 그런 한편, 지난달에는 한우상 전 의령군수가 출마를 시사하고 나서 출마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선에 물러나 있었던 `거물`의 진격인 셈이다.

 한 전 군수는 지난 2018년 6월 의령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총 5964표(31.19%)를 득표해 2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1등(당선)은 9154표(47.88%)를 득표한 국민의힘 이선두 전 군수가 차지했으며, 이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은 3월 군수직을 상실하고 현재 구속돼 있는 상태다.

 한 전 군수는 언론 취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지역 사회에 어떤 행보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복귀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전 군수는 내년 재선거에 출마 행보를 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지지자들의 말을 인용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 전 군수는 "저의 지지자들이 전ㆍ현직 군수가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지역ㆍ공직사회 기강을 흩트리는 현실에서 군수가 돼 지역사회를 개혁해 보겠다는 인물들이 뒷짐진 채 수수방관하는 행태를 고발하며 출마를 권유해 고심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한 전 군수가 전ㆍ현직 군수의 불법행위 등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나서 정의로운 사회 구현를 외치며 투쟁하고 헌신할 때, 방관한 지역 정치인들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전 군수는 "일선에서 물러나 출마에 거론되는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 바, 개혁 의지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역 화합과 동시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의 중요성을 밝혔다.

 한 전 군수는 지방선거의 폐해와 후유증을 언급하며 "다음 군수는 1년짜리 군수이다. 당선 다음 해 또 다시 지방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자칫 다음 선거에 치중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실현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군민들이 염원하는 부패한 지역ㆍ공직사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차기에 욕심을 두지 않고 1년짜리 군수 역할에 치중할 수 있는 적임자가 당선돼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선에 물러나 있던 정치인을 다시 정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혼란스러운 정세다. 한 전 군수의 말대로 전직ㆍ현직 군수들이 부패한 모습을 보일 때 방관만 하던 몇몇의 인물이 기회를 잡으러 물밑으로 올라왔다면 낯뜨거운 일이다. 선거 때마다 외쳐대는 단골멘트인 `개혁`은 그때만 외쳐야 될 것이 아니라 개혁을 위해 움직였던 이들만이 내세워야 할 카드다. 정치란 그런것이다. 누군가 갑자기 정치인이 될 수 없다. 자신만의 정의를 쌓아와야 한다. 여태까지의 족적이 어느정도 일맥상통해야 시민에게 통하는 것이다.

 의령의 차후 1년이 걸린 이번 보궐선거는 중요하다. 전 군수의 비위로 넘어진 의령을 일으키고 흙먼지를 털어내는 정성스러운 작업이 필요한 시기다. `의령의 1년을 책임지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출마자들은 한 군수의 말처럼 이후의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 작업에 몰두해야 할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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