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언론과 위정자에게 `죽비` 친 까닭은
나훈아, 언론과 위정자에게 `죽비` 친 까닭은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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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추석 밥상머리 민심, 부동산 참사를 비롯한 정부 실정, 터진 게 입이라고 막말하는 국회의원도 뒷전이었다. 국민 염장을 지르는 유체이탈 화법, 이념편향 정책과 코드인사, 내로남불, 권력형 비리, 외교ㆍ안보 참사도, `아빠 찬스`, `엄마 찬스`도 아닌 이 시대의 소리꾼 `나훈아`가 꺼내 든 죽비가 이슈였다.

추석 연휴 첫날, `대한민국 어게인!`을 외친 가황(歌皇) 나훈아, 15년 만에 TV에 나온 그는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을 위해 출연료도 받지 않고 히트 곡과 신곡을 한 치 흔들림 없이 열창했다.

이날 소신발언은 언론과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KBS에게 "눈치 안 보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사람도 본 적 없다. 나라를 지킨 건 바로 여러분"이라며 "국민이 힘(정당 말고…)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철학자 소크라테스, `테스 형!`에게 "세상이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시공(時空)을 초월한 울림도 컸다.

차벽(遮壁)으로 통제된 광화문과 달리 대공원과 백화점 등은 차량과 인파로 붐벼 `정치 방역`이란 신조어도 낳았다. 윤미향~조국~추미애 자택 드라이브 스루 시위 등 조(曺)풍ㆍ윤(尹)풍ㆍ추(秋)풍과 북한 만행에 대한 대응이 논란을 자초, 예년과 다른 북(北)풍도 덮쳤다.

취업ㆍ교육ㆍ병역과 공정ㆍ평등ㆍ정의도 조롱거리가 됐다. 추석 민심은 정국 흐름의 가늠자다. 코로나19로 고향행이 쉽지 않았지만 `민심 풍향계`는 마음으로 전해졌다. 정부 여당은 그게 두려웠을까. 그렇지 않다면 무언가에 쫓기듯 뭉개고 지나가려는 모습은 뭔지를 묻는다.

추 법무부 장관의 경우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외압이나 청탁이 없었다며 검찰은 추석 전, 불기소 처리했다. 그렇지만 보좌관과 휴가 연장을 논의했다는 정황이 새롭게 전해지면서 여론의 불길은 거짓말 논란으로 옮겨 붙은 상황이다. 월북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이 살해되고 시신은 불태워졌다 한다. 국민 안전과 생명이 최우선인 정부 여당의 역할은커녕 북한 해명을 두고 남북관계 복원의 호기란 반색에 동의할 국민이 몇이나 될까. 그 어떤 국민도 보호하지 못한 나라의 책임은 결코 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야당, 존재감 있는 중진이 드물다. 불쏘시개 격인 초선도 조ㆍ윤ㆍ김ㆍ최ㆍ신 등을 제하면 조무래기 같다. 공정ㆍ정의는 너덜대고 협치 세몰이를 클래스가 다르다는 정치권, 합리적 비판은 뒷전인 채 겉도는 언론을 일깨우려고 죽비를 내리친 게 아닐까. 정치권 러브콜, 이북공연, 훈장, 삼성 초청 등을 거절한 삶도 배워야 할 것 같다. 별꼴 다 본다는 세상, 세월의 모가지를 끌고 가겠다는 예인(藝人) 나훈아, 국민 위안과 메시지는 언론과 정치권을 강타했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물음에 (흐를 유ㆍ행할 행) 가수가 뭐로 남는다는 거, 자체가 웃기는 얘기"라고 못 박았다. 추석 연휴 시작과 끝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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