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9:45 (토)
웃음을 놓치지 마십시오
웃음을 놓치지 마십시오
  • 하성재
  • 승인 2020.09.28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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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리더십센터 소장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다 위축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들리는 확진 소식과 건강에 대한 걱정, 경제적 염려 등은 우리의 마음 역시 얼어붙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방역지침을 지킨 오프라인 모임이나, 줌(zoom) 등을 이용한 온라인 화상 모임을 시도하지만, 뭔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프랑스에 있는 경영대학원인 INSEAD의 스튜어트 블랙 교수는 ‘Harvard Business Review’ 지난 7월호에서 “우리 행복의 많은 부분, 나아가 우리의 생산성은 물리적 근접성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 “코로나 대처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문제점을 통신기술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보이지 않는 큰 피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웃음의 상실”이라고 주장한다.

블랙 교수는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18번쯤 웃으며, 그중 97%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실제로 웃긴 일도 아닌 일에 남들을 따라 웃는다고 한다. 한 사람이 하품하면 주변 사람에게 전염되듯, 웃음도 실제로 웃을 일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전염된다. 그래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녹음된 웃음소리를 덧씌운다. 우리가 웃을 때 몸에서는 엔돌핀이 나와 통증을 완화하며, 도파민이 분비돼 학습, 동기부여, 주의력을 향상시킨다. 웃음에는 면역향상, 스트레스 해소, 통증 감소, 동기부여 및 생산성 향상 등 실제적이고 물리적인 유익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는 웃음을 잃고 있다. 특히 사회적 격리두기로 인해 ‘이유 없이 따라 웃는 웃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온라인 회의를 하면서 평소와 다르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웃음의 감소’이다.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환경을 기술적으로만 적용하다보면, 웃음의 중요성은 뒷전이 되기 쉽다. 그렇기에 리더는 조직원들이 많이 웃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서도 ‘웃음’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리더가 개그맨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권장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신경 쓰라는 의미이다.

첫째, 때론 속도를 늦추라.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집중력이 오프라인만 못하다는 것이 발견되고, 그 때문에 최대한 빨리 끝내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리더는 모임의 목적을 재빨리 달성하고 마치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들이 사회ㆍ심리ㆍ감정적으로 연결되고 재연결되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웃음의 미세한 낌새라도 보인다면, 이를 위해 진행을 잠깐 미루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간과 공간을 할애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모든 채널을 동원하라. 웃음은 청각과 시각을 통해 전달된다. 사람들이 웃음을 더 잘 감지하도록 가능한 소통의 채널을 많이 확보하라. 모두가 카메라를 켜고 서로 얼굴을 보며 웃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셋째, 미소 띤 모습에 약간 높은 톤으로 말하라. 사람들은 모임 중에 어떤 행동을 해도 괜찮을지 파악하고자 할 때 무의식적으로 리더를 쳐다본다. 웃어도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리는 가장 간단하고 강력한 방법은 리더의 미소이다. 목소리 톤 역시 중요하다. 살짝 높은 톤의 목소리는 심각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니라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를 원한다는 신호가 된다.

넷째, 웃는 모범을 보여라. 하품이 전염되는 것처럼, 웃음 역시 전염된다. 리더가 직접 웃는 것만큼 팀원들을 웃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금새 구별한다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리더가 먼저 즐거움을 찾아라. 온라인 회의를 하기 전에 리더 자신이 먼저 즐거운 상태가 되어야 한다. 즐거운 마음이 잘 들지 않을 때는, 단지 몇 초라도 의도적으로 웃고 나서 모임에 참석하는 것 역시 좋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사회적 변화로 인해, 앞으로 우리는 더 자주 온라인 모임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웃음의 문제는 늘 신경 써야 할 문제이다. 이것은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웃음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이번 추석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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