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55 (수)
무엇이 공정이고 정의인가?
무엇이 공정이고 정의인가?
  • 김선필
  • 승인 2020.09.21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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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필교수ㆍ시인ㆍ칼럼니스트
김선필교수ㆍ시인ㆍ칼럼니스트

 "분노를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기원전 1200년 전 일리어드 트로이 전쟁 시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의 잘못된 사랑으로 발발한 전쟁에서 울려퍼졌다. 분노로 시작해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에서 오늘 우리 대한민국에 흐르는 암울한 기운을 본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 "이게 나라냐?"라고 부르짖으며 분노의 화살로 전 국민을 촛불혁명의 전위대로 몰아 집권에 성공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오늘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의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어떤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지 암담하기만 하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이룩하겠다고 외치던 문재인 정부의 오늘! 지난해 조국 자녀 문제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추미애 장관의 아들 병역 비리로 인해 마치 난파선의 항해를 보는 듯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혼돈의 나락으로 빠지는 듯하다.

 과연 무엇이 정의(正義)이고 공정(公正)이란 말인가? 법무부 장관이 어떤 자리인가. 바로 정의부(正義部)이며 한치의 불의와 부정 비리도 엄단해야 하며, 그 수장(장관)의 도덕적 잣대는 투명하고 누구보다 떳떳하고 당당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조국 전 장관에 이어 현재 추 장관의 경우를 보라! 자신들의 자식 문제로 온 나라 젊은이들은 물론 국민들마저 실망에 빠져 공분(公憤)하고 있는데 한 치 양심의 가책도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설사 잘못이 없다 하더라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물의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모든 일이 자신들의 부덕(不德)의 소치라 하며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참으로 개탄스러운 오늘, 불법을 수사할 검찰ㆍ경찰은 미적대고 뭉개며, 기소돼 법정에 갔지만 재판부 판사는 이상한 논리로 살려주는 세상, 여당 소속 모 지사가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대법원 왈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희한한 법리(法理)를 적용해 면죄부를 주는가 하면 정권의 지지세력인 전교조가 노동조합법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했지만 법원은 영문도 모를 이유를 대며 합법 판정을 내려주는 이 세태가 과연 올바른 공정과 정의로 지칭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다.

 23번의 부동산정책 실패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여전히 경제가 잘 돼 가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전직 대통령 아들의 막대한 재물축적 의혹을 비롯, 모 항공사 대표의 무책임한 파렴치 행동들, 연이어 터져 나오는 성 추문, 정권 실세들의 작태는 약자편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더욱 실망과 궁지에 몰아붙이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저소득층 일자리는 사라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으로, 집 없는 청년들과 서민들을 영영 무주택자로 전락 시키면서 정권 요직 그들은 온갖 수단과 특혜를 이용해 편법을 일삼으며 부(富)를 축적시키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코로나 역병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의 가슴에 크나큰 못과 상처를 줬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구나 최근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으로 임계점에 달한 국민의 분노는 폭발하기 시작해 권력 실세들의 반칙과 특혜를 목격한 국민들은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서 미안해"라고 외치며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또다시 충격을 받은 청년들은 "이게 공정한 나라냐"라고 분노의 외침을 터뜨리고, 어떤 50대는 추 장관에게 찍혀 한직으로 밀려난 한동훈을 "서울 동부지검장에 임명해 추 장관 아들 병역 특혜 사건을 수사 시키라"는 청와대 청원에 난생 처음 동의 버튼을 눌렀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우리 서민들 대다수의 민심일진데 일반 병사보다 2배의 휴가를 보낸 불공정에 분노한 우리 젊은이들의 입에서 "이제 휴가 연장을 전화 한통으로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는가 하면 추 장관 아들과 비슷한 시기에 군 복무를 한 일병은 17분 늦게 복귀했다고 해 실형선고를 받았다. 더구나 의대 정원 확대 반대소동으로 파업에 들어갔던 전공의(인턴ㆍ레지던트) 사건에다 이제 한술 더 떠 대통령이 펀드 매니저로 나섰다. 지난 3일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뉴딜 성공을 위해선 금융의 적극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 하자 국내 금융사 네 곳이 참여한다고 한다. 그러나 손실이 날 경우 결국 국민세금으로 보전해 준다고 하는 방침에 참으로 어이가 없다. 펀드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정책 아닌가.

 펀드란 한마디로 투자자의 돈을 모아 어떤 이익을 창출해 투자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인데 청와대의 펀드 발표는 만약 손실이 날 경우 국민세금을 털어 보전해 준다고 하니, 이건 펀드가 아니라 `돈 놓고 돈 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한 정책에 할 말을 잊게 만든다. 왜 대통령이 나서서 나라 곳간까지 거덜 내려 하는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가 떠오른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이 이 가을 하늘을 허허롭게 떠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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