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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수조 양식 참다랑어 수정란 생산 국내 첫 성공
육상수조 양식 참다랑어 수정란 생산 국내 첫 성공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9.2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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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수산자원연구소 세계 3번째

8월 7일~9월 14일 5회에 걸쳐

어미 활용 수정란 10만 알 생산

세계적 수요 증가하는 어종

양식 관련 기존 기술 확립 필수

박대원 연구사

“국가 연구기관과 협업해

양식 산업화 앞당기는 데

최선 다할 것”

경남도가 해냈다. 귀한 참다랑어를 국내에서도 육상수조 양식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소장 하해성)는 2013년부터 대형 육상수조(2500톤 규모)에서 양식해온 참다랑어 어미를 활용한 수정란 10만 알 생산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최초며 세계 3번째 성공이다. 참다랑어는 태평양참다랑어(일본, 멕시코), 대서양참다랑어(지중해), 남방참다랑어(호주) 3종이 세계적으로 양식되고 있다. 지중해와 멕시코, 호주에서는 주로 15∼200㎏ 내외의 참다랑어를 포획해 단기육성(15~200㎏를 채포, 3~6개월 양성)하며, 일본은 장기육성(200g~1㎏를 채포 2~3년 양성)을 주로 한다. 최근 인공종자생산을 통한 완전양식(전체의 10~20% 정도)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통영 인성수산(현 홍진영어조합법인)에서 시험양식에나선 후, 현재는 경남 2곳(통영)과 제주 1곳에서 양식이 진행 중이다. 수산자원연구소의 참다랑어 연구는 2010년 우리나라 참다랑어 회유경로조사를 위한 시험조업을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

3척의 외줄낚시 어선으로 4일간 경남의 외해를 조업해 다양한 회유성 어종을 포획하여 참다랑어 회유 가능성을 조사했다. 이후 2011년에는 중간종자(2㎏, 일본산 100마리)를 구입해 해상 가두리 사육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형 활어이송선을 활용한 이송방법, 가두리에서 낚시를 이용한 포획방법을 습득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형육상수조에서 양식해온 참다랑어 어미를 활용한 수정란 10만 알 생산에 성공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형육상수조에서 양식해온 참다랑어 어미를 활용한 수정란 10만 알 생산에 성공했다.

 

2011년 가을에는 끌낚시로 자연산 중간어 137마리를 포획해 육상의 소형 사육수조에서 키우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경남 홍도 외측에서 일본과의 해상경계선 부근에서 조업을 진행, 소형 어선을 활용한 참다랑어 종자 이송방법을 습득하고, 경남 연안에서도 참다랑어가 회유하고 있으며 양식종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결과도 도출했다. 그러나 일본산 참다랑어는 자연재해(저수온, 적조 등)와 협소한 사육공간 문제로 사육에 많은 애로가 있다는 점이 발견됐다.

2012년부터는 국립수산과학원의 협조로 지중해 국가인 몰타의 대서양참다랑어 수정란을 이식해 인공종자생산 시험연구를 시작했다. 2014년에는 몰타산 수정란으로 1만 마리의 종자(5~6㎝/마리)를 생산해 종자생산 기간 단계별로 발생하는 부상사, 침강사, 충돌사 등의 실패사례와 대처방안을 연구했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모든 양식연구의 기초가 되는 수정란 생산을 위한 참다랑어 어미 사육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바다의 포르쉐’라고 불릴 정도로 잠잘 때마저 계속 헤엄치는 참다랑어의 활동성을 고려하면서, 적조,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사육시설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연구소에서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간의 공사로 지름 20m, 깊이 9m가 되는 용량 2500톤 규모의 대형 육상수조를 건립했다. 유일하게 참다랑어 수정란을 육상에서 생산한 호주 클린시즈(Cleanseas)사를 벤치마킹하고 국내 환경을 접목해 설계된 사육시설이었다. 활동력이 매우 강한 참다랑어 사육을 위해 사육수조 크기(용량)뿐만 아니라 해수여과시스템, 겨울철 온도유지설비(히터펌프), 산소공급 등 최적의 조건을 적용했다.

부화한 지 55일 된 참다랑어.
부화한 지 55일 된 참다랑어.

2013년 12월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5㎏ 크기 참다랑어 중간어 41마리를 수용하면서 참다랑어 육상양식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시작됐다. 수용한 중간어는 2012년 10월 제주 추자도에서 포획한 자연산종자(500g/마리)를 1년 이상 국립수산과학원이 추자도 가두리에서 관리한 것으로, 2017년부터는 70㎏ 이상의 참다랑어를 이용해 수정란 생산에 집중했다. 참다랑어는 2017년 어미(최소 70㎏ 이상) 크기가 된 후에도 좀처럼 산란을 하지 않았다. 자연에서는 온도조건만 맞으면 산란이 일어나지만 자연환경과 너무 다른 좁은 육상수조는 자연산란을 유도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작은 충격에도 놀라서 벽과 충돌하는 참다랑어도 속출했다. 자연산란 유도보다 호르몬 처리를 통한 산란자극방법이 효율적이라 판단한 연구소에서는 올해 수온이 올라가는 8월 초순과 중순에 연구소 소속 연구사가 수중 잠수하여 유영하는 참다랑어에 작살총을 사용하여 원거리에서 호르몬칩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산란유도를 실시했다. 타 어종처럼 호르몬 주사를 위해 포획하면 즉시 폐사하는 참다랑어 특성을 고려한 고육지책이기에 작업은 많은 사전준비와 모의시험 끝에 신중히 진행됐다.

그 결과 8월 8일부터 9월 14일까지 참다랑어 수정란 10만 알을 확보해 연구소 실내수조 2군데에서 자체 부화실험을 진행하는 한편, 연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제주수산연구소)에 4만 알을 분양했다. 참다랑어는 부화 후 15일이 지나면 포식성이 강해져 다른 어종의 부화자어를 잡아먹는 등 종자생산 과정에서 일반 해산어류와는 차이점이 많아 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종자생산 시험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세계적으로 참다랑어는 자원량이 감소하는 어종으로 쿼터제를 적용해 어획량이 제한된다. 2005년 7만 9623톤에서 2015년 4만 1346톤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FAO자료). 이에 반해 양식생산량은 2005년 9518톤에서 2015년 3만 6826톤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공종자생산에 나선 일본 양식생산량이 1만 5000톤까지 증가한 영향이다. 일본은 1970년부터 참다랑어 양식에 나서 2020년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연간 자원량 감소에 인공종자생산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증가와 맞물려 참다랑어 가격도 상승, 참다랑어 양식이 새로운 미래성장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박대원 연구사는 “참다랑어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어종으로 양식관련 기초기술 확립이 산업화에 필수적이다. 확인된 육상양식과 수정란생산과 함께 종자생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국립수산과학원 등 국가연구기관과 협업으로 양식 산업화를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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