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52 (금)
양산천, 유비무환의 역사를 쓰다
양산천, 유비무환의 역사를 쓰다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0.09.16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때 보다 더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양산시민들은 화들짝 놀랐다. 태풍 `차바` 때 피해가 떠 올랐기 때문이다.

`차바` 때 양산천 곳곳이 범람해 1000억 원대의 최악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하이선`은 더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고서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지난 6~7일 태풍 `하이선` 내습 때 양산지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최저 149㎜(중앙동)에서 최고 326㎜(소주동)이다.

지역 평균 강수량은 245㎜, 누적 강수량은 6~7일 이틀간이지만 7일 새벽부터 집중호우가 내려 사실상 7일(자정~오후 2시) 하루 강수량인 셈이다.

이 가운데 양산천 중상류 지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상북ㆍ하북면의 누적 강수량은 각기 300㎜와 240㎜로 조사됐다고 한다.

태풍 `차바` 때는 상북면 214㎜, 하북면 300㎜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양산천이 범람했다.

양산천 범람으로 상북면과 하북면 일대 아파트와 농지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태풍 `차바` 때는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었으나 이번 태풍 `하이센` 때는 더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고서도 수해를 입지 않았다.

태풍 `차바` 때 침수피해를 본 아파트 주민들은 불어나는 양산천을 보며 노심초사했으나 무사히 지나가면서 가슴을 쓸었다.

태풍 `차바` 때 보다 더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고서도 하천 범람과 침수피해를 입지 않은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양산시의 유비무환 태풍피해 복구 때문이다.

양산시는 지난 2016년 11월 태풍 `차바`로 사상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양산천 중ㆍ상류 개선복구 사업을 벌였다.

당시 정부 태풍피해 복구지원예산 733억 원 중 593억 원을 양산천 중ㆍ상류 복구비로 투입했다.

양산천 구간은 강우량 빈도 50년에 맞춰진 호계천 합류부에서 하북면 하북면사무소 인근까지 13㎞ 지방하천인 양산천 구간에 100년 빈도로 상향한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

이 사업은 제방의 신규 축조ㆍ보강ㆍ호안정비와 함께 교량 5개소 재가설, 보 신설 등 모두 5개 세부 사업으로 나눠 시행됐다.

제방 7㎞는 85억 원을 들여 새로 쌓았다. 하북면 용연천 합류부 3지점 750m 상북면 고려제강 앞, 휴먼시아아파트 앞 1.2㎞ 등 10개 구간이다. 제방보강은 41억 원을 들여 길이 6.7㎞에 대해 높이를 1~18m 더 올렸다. 21억 원을 들여 제방호안 정비공사도 했다.

특히 294억 원을 들여 태풍피해로 통행이 금지된 삼계교, 소석교와 폭우 때 위험이 큰 일맥교, 지곡교 등 5개 교량을 신설했다.

양산천 변인 상북면 소토리 대우마리나아파트 인근 2곳과 하북면 용연리 등 3곳에 11억 7000만 원을 들여 가동보와 낙차보를 설치해 홍수 때 수위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대적인 하천 준설, 하천둑과 하천폭을 기존보다 1~1.8m 가량 높이고 넓혔다.

특히 범람의 원인으로 지목된 양산천을 횡단하는 교량 4개도 100년 빈도로 재가설하는 등 유비무환의 복구가 태풍 `하이선`을 넘기게 된 셈이다.

태풍 `하이선`이 양산을 통과할 무렵인 지난 7일 오전 9시 40분 기준 양산천 중류 지역 상북면 효충교의 수위는 4.26m로 관심 단계였다고 한다.

그러나 효충교 최고 수위를 6.37m로 볼 때 불과 2m 이상의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때는 효충교 주변이 범람해 수해를 입혔다. 낙동강과 접한 호포대교 수위 역시 5.43m로 관심과 주의 단계였다. 호포대교 최고수위는 8.59m로 3m 이상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태풍 `차바`가 낳은 `유비무환`인 양산천 대대적 보강공사가 태풍 `하이선`의 화를 피하게 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