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57 (토)
코로나 극복 키워드는 고통에 대한 `공감`
코로나 극복 키워드는 고통에 대한 `공감`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0.09.15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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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기자
김용구 기자

기술의 발달은 완만한 속도로 생활 양식의 변화를 이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한 생존의 몸부림은 빠른 속도로 그것도 사회 전면에서 생활상을 뒤틀어 놓았다.

2학기 개강으로 붐벼야 할 지역 한 대학 캠퍼스는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간혹 지나가는 마스크 낀 학생들의 표정도 삭막하기만 하다. 제법 서늘해진 공기 탓에 이런 풍경이 더욱더 애처로워 보인다.

관혼상제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한 후배는 미안해하며 결혼식을 연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50인 미만으로 인원을 제한할 경우 스태프를 제외하고 30명 정도만 초대할 수 있다. 주위에는 일찌감치 결혼식을 포기하고 신혼집을 꾸린 경우도 적지 않다.

장례식장 풍경 역시 예전과 사뭇 다르다. 직접 방문해 문상하는 게 미덕이지만 이제는 은행 계좌를 통해 마음만 표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주도 이해가 간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은 냉혹하기 그지없다. 초저녁이면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던 지역 유흥가는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손님 발길이 끊기자 식당 업주는 대책없이 애간장만 태울 뿐이다.

이처럼 코로나 장기화로 이전에 지속되던 사회의 그늘에 더 깊은 어둠이 깔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이런 어려움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일부 보수 단체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로 재확산에 원인을 제공한 것도 모자라 다음 달 3일 개천절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모이자는 지령(?)도 떠돌고 있다.

일단 정부는 개천절 집회를 강행하면 신속하게 해산시키고, 불법행위자는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미 일흔 건이 넘는 집회 신고를 금지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집회에 강행하려는 이유도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에 기인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영세 상인들의 고통보다 큰 것인지 묻고 싶다.

공감은 사회를 유지하는 필수 덕목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집단 감염의 가능성을 높이고 나아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희생하고 있는 온 국민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지난 5월 황금연휴와 8월 대규모 감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로나는 한 곳이 진정되면 한 곳이 살아나는 양상을 보여왔다.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연대해 대응하지 않는다면 일상으로 복귀는 요원하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개천절 집회에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대학 캠퍼스가 활기를 띠고 영세 상인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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