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한식 세계화의 깊고 건강한 맛을 내야죠”
“김해에서 한식 세계화의 깊고 건강한 맛을 내야죠”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0.09.13 16: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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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날에 상차림을 위해 식재료를 정갈하게 다듬는 정영숙 대표.
한식의 날에 상차림을 위해 식재료를 정갈하게 다듬는 정영숙 대표.

바로! 이 사람

약선 명인 정영숙(김해 정림 한정식 대표)



약선요리로 건강 밥상 차림

가야궁 비빔밥 알리기 주력

김해 음식 깊은 맛 자랑 앞장

한옥체험관과 궁합 ‘김해 자랑’

‘항아리 동산’은 맛 지키는 보루

산약초 발효액은 맛내기 으뜸

“음식은 마음까지 치유해야죠”



김해에 관광 와서 꼭 들러야 하는 곳은 어딜까? 수로왕릉, 국립 김해박물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장유 대청계곡, 가야테마파크…. 가야 천년왕국 역사의 향기가 깃든 김해를 거닐다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을 마주하면 가야왕국의 흥망성쇠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내년 1월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대성동 고분군을 포함해 가야 고분군 7곳을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영숙 정림 대표
정영숙 정림 대표

 

여기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진부한 소리를 꺼내지 않더라도 배가 고프면 어떤 흥도 나지 않는다. 2022년 대성동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이 되면 김해 와서 ‘대성도 고분군도 식후경’이란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성동 고분군을 둘러보기 전에 김해에서 찾아야 하는 음식점은 어딜까.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추천하는 곳이 ‘정림 한정식’ 한옥체험관점(정림, 靜林)이다. 약선 음식 전문점이다.

정림에서 건강한 맛을 내놓은 사람은 약선요리 명인 정영숙 대표다. 정 대표가 약선 음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데는 음식이 곧 몸을 고치는 약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한식에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다. 우리 삶에서 뭐니 뭐니 해도 먹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해 있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확산이 크게 안 되는 이유가 먹는 음식에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정 대표는 매운 성질이 있는 한국 음식과 발효 음식을 제대로 먹으면 건강 100세는 쉽게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정 대표가 한식 세계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한식을 잘 먹으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정림에서 내놓는 상차림에는 약선요리의 건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정림에서 내놓는 상차림에는 약선요리의 건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사계절의 온도차가 50℃를 넘어 자연 들녘에 친환경 식자재가 다양하게 자란다”라며 “누구나 잘 조리해서 믿고 먹으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한국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장 담그기가 어른 세대의 손에 잡히는 ‘맛’이 우리 세대에서 ‘미아’가 될까봐 염려한다. 우리 세대에서 장 문화를 지키기 위해 ‘항아리 동산’을 제안한다. 한 블록에 100개씩을 분양해 전국 산 곳곳에 장을 담그는 항아리를 둬 어린 세대들이 자기 장이 익어가는 체험을 하면 좋다고 권한다. 더 나아가 초등학교 때부터 장 담그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일러준다. 항아리 동산을 어르신 일자리까지 연결하면 노인 복지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자리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앞으로 삶은 더 장수하고 더 행복한데 초점을 맞춰지기 마련인데 그 핵심은 어르신들 복지에 있다”며 “어르신이나 농업인의 소득이 보장돼야 하는데 항아리 분양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2016년 5월에 출범한 농업인행복위원회 위원이다. 농업인행복위원회는 농업인들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을 위해 만들어졌다.

김해한옥체험관 오픈식 때 비빔밥 만드는 행사.
김해한옥체험관 오픈식 때 비빔밥 만드는 행사.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음식 맛을 품은 간장, 된장, 고추장을 알리는 것이 바로 한식 세계화의 큰 걸음이다. 정림 곁에 장독대을 두고 발효시킨 양념들이 독 속에서 서로 맛을 속삭이는 소리를 정 대표는 듣는다. 그는 계절마다 약성이 뛰어난 100여 가지 약초를 채취해 5년 이상 발효한다. 약초로 발효액을 만들고 약초를 말려서 분말을 만든 후 된장국에 넣는다. 화학조미료 대신 모든 맛을 직접 만들어 무침과 조림을 내놓는다. 약이 되는 밥상은 약선 요리 명인의 자존심이다. 약선요리는 마음의 병까지 고칠 수 있다는 정 대표의 생각은 어린 시절 양산의 자연 속에서 자연스레 배웠고 과수원을 한 부모님이 식초 항아리나 절임 항아리를 땅에 묻는 모습을 보면서 체득했다. 특히 정 대표가 30년 넘게 만드는 산야초 발효액은 음식의 깊은 맛을 주면서 단맛을 줄여 주고 건강을 보증하는 최고 명품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14년에 김해를 대표하는 ‘가야궁 비빔밥’을 선보였다. 김해에서 나는 시금치, 도라지 등 40여 가지의 식재료를 넣고 산딸기 식초와 각종 효소, 와인과 섞어 가야궁 비빔밥을 개발했다. 김해한옥체험관 뜰에 400여 명이 최고의 맛을 즐겼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 한식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고 (사)한국향토문화총연합회 이사장과 (사)한국발효식품생산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일본의 ‘생선 주먹밥’이 세계 최고급 요리인 ‘스시’가 되는 데는 수십 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국민이 사랑해야 세계 명품 음식이 탄생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한식의 세계화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 대표는 ‘가야궁 비빔밥’에 남다른 애정을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빔밥에는 재료를 다양하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맛을 무궁무진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내용물에 따라 가격을 높여 최고급 비빔밥을 만들 수도 있다. 또한 다채로운 메뉴를 구성할 수 있다.

정 대표가 2011년 심양 올림픽체육관에서 펼친 ‘제1회 한ㆍ중 음식문화교류 우호기념 2011명 비빔밥 무료시식 행사’는 유명하다. 지름 4.5m 대형 밥그릇에 33가지 재료를 넣어 2011명이 먹을 비빔밥을 만들었다. 그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원더풀” “띵하오”를 외쳤을 건 분명하다.

항만협회총회에 참석한 정영숙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식재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항만협회총회에 참석한 정영숙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식재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해시가 가야왕국의 중심 무대로 머무는 관광지가 되려면 음식문화가 더 뛰어나야 한다. 정 대표는 “김해를 대표하는 음식이 많아야 김해의 관광문화가 더 맛깔스럽게 전해진다. 김해를 찾을 때 관광지를 떠올린다고 하지만 대표 음식을 먼저 찾는 경우가 더 많다”며 “가야궁 비빔밥은 한식의 국제화를 염두에 두고 김해의 다문화를 아우르는 화합의 의미를 담았다. 잊혀진 가야의 역사가 더 빛을 발할수록 가야궁 비빔밥의 맛은 세계인의 마음에 그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1년 심양 올림픽에서 열린 제1회 한ㆍ중 음식문화 교류 우호기념 2011명 비빔밥 무료시식 행사.
-2011년 심양 올림픽에서 열린 제1회 한ㆍ중 음식문화 교류 우호기념 2011명 비빔밥 무료시식 행사.

 

정림은 김해 한옥체험관과 수로왕릉을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전통의 맛을 선사해 가야왕국의 역사를 반추하게 하고, 김해 대표 음식 맛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밥상을 내놓는다. 아늑한 실내에서 창 너머로 펼쳐지는 수로왕릉과 한옥체험관을 바라보면서 약선 음식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정림은 김해의 깊은 멋을 향유하는 장소다.

정림을 찾아 앉으면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에서 맛을 음미하는 일은 김해시민에게는 또다른 하나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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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원 2020-09-21 19:24:03
멋있어요